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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인천 초등생 살해범이 시신 일부 담긴 봉투 건네자… 공범 “확인했어… 예쁘더라 잘했다”

입력 2017-08-11 03:00업데이트 2017-08-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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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살인방조→ 살인죄’ 공소장 변경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공범 박모 양(18·구속 기소)이 주범 김모 양(17·구속 기소)과 함께 살인 준비부터 증거 인멸까지 범행 과정에 적극 가담한 정황이 10일 추가로 공개됐다. 이날 법원이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 당초 박 양에게 적용된 살인방조 혐의는 살인 혐의로 바뀌었다. 박 양이 김 양과 동일한 살인죄로 처벌받을 경우 살인방조죄보다 두 배가량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이날 인천지법 413호 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에는 범행에 앞서 박 양이 김 양과 변장 방법과 주변 폐쇄회로(CC)TV 확인 요령, 혈흔 제거 등 시신 처리 계획 등을 여러 차례 상의한 내용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이 A 양(8)을 유괴·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던 전 과정에 걸쳐 사실상 긴밀히 공모했다는 것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양은 범행 12시간 전인 3월 29일 오전 1시경 박 양과 통화하며 “이번 주 범행할 계획이고 토요일에 만나 (네가 좋아하는) 손가락과 장기 일부를 건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박 양은 김 양에게 “범행 현장 주변의 CCTV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하며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변장하고 사진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박 양은 김 양이 카카오톡으로 변장 사진을 보내며 “사냥 나간다”고 하자 “저 애들 중 하나가 죽겠네. 초등학생은 몇 시쯤 끝나느냐”고 물으며 범행 상황을 공유했다. 김 양이 A 양을 집으로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는 카톡 메시지를 보냈을 땐 “아직 살아 있어? CCTV 확인했어?”라고 묻기도 했다.

박 양은 그동안 김 양과의 이 같은 대화에 대해 “역할극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공모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보면 박 양은 범행을 마친 김 양을 만나 시신 일부가 담긴 검은 봉투를 건네받은 뒤 “확인했어. 손가락이 예쁘더라”라고 말했다. 김 양이 “(손가락) 크기가 충분하냐”고 묻자 박 양은 “충분하다. 잘했다”고 답했다.

또 박 양이 “경찰이 찾아왔다”는 연락을 받고 귀가하던 김 양에게 “검은 봉투를 받는 장면이 지하철역 CCTV에 찍혔으니 쿠키 선물을 받은 것으로 입을 맞추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이날 박 양은 연녹색 수의 차림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줄곧 구부정한 자세로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검찰이 김 양과의 살인 공모 혐의가 담긴 공소장을 낭독하는 내내 박 양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김 양은 박 양 재판 후 곧바로 이어진 공판에서 “검찰 공소 내용을 모두 인정한다”며 “다만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박 양의 살인 혐의를 인정할 경우 주범인 김 양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재판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1998년 12월생인 박 양은 만 19세가 돼 미성년자 감경 기준(만 19세 미만)을 적용받지 않고 성인과 동일한 처벌을 받는다. 박 양보다 한 살 어린 김 양은 내년까지 미성년자이고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어 추가 감형의 소지도 있다. 검찰은 29일 열리는 다음 재판에서 김 양과 박 양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형할 계획이다.

인천=최지선 aurinko@donga.com·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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