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진 푸념
시청자들 “시즌5 드라마 내용, 트럼프정부 정치상황과 흡사”
미국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 트랩을 걸어 내려오는 장면. 남자 주인공은 대통령이 되기 전 저지른
온갖 범죄(테러 위협 조작 등)로 인해 탄핵 위기에 놓였다가 결국 사임한다. 대통령 부인 역을 맡은 로빈 라이트(오른쪽)는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아이디어를 다 훔쳐갔다”며 드라마와 닮은 현실을 꼬집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넷플릭스의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보셨나요. 이 드라마와 실제 정치 현실을 구별하기 힘든 사람이 저 혼자만은 아니겠죠.”
세계 최대 콘텐츠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지난달 30일 인기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5를 공개한 뒤 시청자 사이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아래 펼쳐진 정치 상황과 드라마가 너무 흡사하다”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고 7일 미국 미디어들이 전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정치 드라마를 만들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그가 드라마에 쓸 수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다 써버리고 있다”는 반응마저 나온다.
시즌5는 권력을 얻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추악한 정치인인 프랭크 언더우드 대통령(케빈 스페이시)과 대통령 부인이자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클레어 언더우드(로빈 라이트)가 대선 승리를 위해 벌이는 권력형 비리와 권모술수를 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랭크 언더우드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국을 조성하기 위해 테러 위협을 이유로 국경 폐쇄를 지시하고, 이에 일부 각료가 ‘그러면 선의의 피해자가 너무 많이 생긴다’고 반발하는 장면, 백악관 앞 시위대가 ‘당신은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장면 등 드라마의 많은 부분이 현실과 그대로 겹친다”고 보도했다.
드라마 속 언더우드 대통령은 온갖 정치적 음모를 통해 재선에 성공하지만 여론과 의회의 탄핵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임한다. 남편의 대통령 자리를 물려받은 클레어를 연기한 여배우 로빈 라이트는 한 대중문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드라마의 아이디어를 전부 훔쳐갔다. 그 때문에 심지어 ‘시즌6’ 제작 아이디어도 고갈될 위기”라고 말했다. 시즌5에선 미 연방수사국(FBI) 고위 간부가 언더우드 대통령의 ‘가짜 테러 위협’ 발표 등 범죄 혐의에 대해 의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 언론들은 “비슷한 이유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의회에 출석하는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전했다.
클레어의 정부(情夫)이자 백악관 연설비서관(톰 예이츠) 역할을 한 배우 폴 스파크스는 “권력자의 온갖 비정상적 행위를 묘사한 이 드라마가 트럼프의 당선을 도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국민(유권자)이 ‘하우스 오브 카드’를 통해 비정상의 정치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게 됐고, 그 영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도 안 되는 정책 결정이나 정치 행위도 (이미 어디서 봤던 것처럼) 낯설지 않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파크스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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