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대학 원서도 못 쓴 세월호 아이들…허다윤 학생과 정유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2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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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원서도 못 쓴 세월호 아이들
허다윤 학생과 정유라

#.
정유라가 금메달을 앞세워
이화여대에 합격한 2014년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그 해 4월 세월호에 탔다가
2년 반이 지난 아직도 실종 상태죠.

#.
다윤 학생은 유아교육과에 진학해
유치원 교사가 되고 싶었죠.
교회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봤고
지역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돌보는 일도
열심이었습니다.
#.
다윤 학생이 어느 대학을 목표로 삼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아교육과 지망생 상당수는
이화여대를 첫 손가락에 꼽습니다.

수시 전형에서 6번이나 원서를 쓸 수 있으니
다윤 학생도 이대 유아교육과에 지망했을
가능성이 있죠.

#.
지역 사회에 봉사한 경력이 많으면
이대 수시전형 중 미래인재 전형으로
유아교육과에 도전해봄 직합니다.

1차는 자기소개서 등 서류로 100% 평가,
2차는 1차 평가 80%와 면접 20%로
합격자를 가리거든요.
#.
정유라는 면접관 앞에서
금메달을 내놓으며
면접을 치렀죠.

2015년 다윤 학생이 이대에 지원했으면
제대로 평가받았을까요?

다윤 학생의 아버지는
평범한 직장인이시니까요.

#.
교육부는 "수시전형이 입시 공부에만
매달리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학에 갈 수 있는 제도"라고
주장하지만 글쎄요.
#.
정유라 부정입학은 특정 대학이나 체육 특기자
제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주관적 판단이
당락을 좌우하는 현행 입시제도가 문제죠.

교사들 반발이 두려워 교원평가제를 못할 거면
공교육을 통한 꿈 키우기 같은 허황된
미사여구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
6번씩이나 수시에 지원할 수 있다 보니
수시전형 경쟁률만 치솟죠. 각 대학이
그 많은 지원자의 이력을 꼼꼼히 평가하고
공정하게 점수를 매길까요?

학부모라면 누구나 불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
학부모와 학생이 믿을 수 있는 장치부터
만들고 꿈을 논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정유라의 꿈만 키우는 제도가 될 뿐입니다.
#.
대통령은 7시간 논란이 엉터리라며
보고 내용을 공개했지만 순서가 잘못됐죠.

꿈이 담긴 대입 원서조차 쓰지 못한
다윤 학생과 세월호 희생자에게
사과부터 했어야 합니다.
#.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그 일당을 보살필 때처럼
사고처리를 꼼꼼히 했더라도
이런 비극적 결과가 빚어졌을까요.

금메달 면접은 상상도 못하고 그저 세상을 믿었다
아직 부모에게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실종자
학생 4명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참담합니다.
#.
2016.11.22 화
원본 | 이동영 정책사회부 차장
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조성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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