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감각은 형편없어” 美 민주당內서도 ‘뒷담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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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폭로 e메일서 드러나
선대본부장 포데스타-인수위원 탠든, 작년 9월 e메일 스캔들 겨냥 비판

 “(클린턴의) 감각(instincts)이 형편없다는 걸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클린턴은)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는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CAP) 소장과 클린턴 선대본부장 존 포데스타는 지난해 9월 e메일을 주고받으며 ‘주군(主君)’ 클린턴에 대한 ‘뒷담화’에 열을 올렸다. 포데스타는 그해 3월 불거진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 개인 e메일 사용 스캔들을 염두에 둔 듯 “퍼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물이 배에 찼다”며 “조 바이든 부통령이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어 포데스타가 “문제는 (클린턴의) 감각과 관련돼 있다”고 하자 탠든이 기다렸다는 듯 클린턴 비판에 동참한 것이다. 이 내용은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1일 공개한 포데스타의 e메일에 담겨 있다.

 탠든은 올 1월에도 클린턴의 정치 감각을 “형편없다(suboptimal)”고 비판했다. 포데스타는 같은 달 16일 e메일을 통해 클린턴 캠프가 경선 라이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건강 문제를 꼬집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트위터 글을 썼다며 “(글을 쓰도록 승인받는 데) 오래 걸려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자 탠든은 “힐러리가 막은 거냐. 맙소사. 그녀의 감각은 형편없다”고 화답하며 “전형적이다. 빌 클린턴이 (샌더스 건강 문제를 지적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겨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위키리크스가 새롭게 폭로한 포데스타의 e메일엔 “해외 인사들의 클린턴재단 기부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수익사업이 클린턴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을 깊이 우려하는 측근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고도 전했다.

 클린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후마 애버딘은 지난해 1월 한 e메일에 클린턴재단에 1200만 달러 기부를 약속한 모로코 국왕의 참석이 예상되는 재단 행사에 클린턴이 가서는 안 된다며 “(참가 논란은) 클린턴 본인이 만든 골칫거리”라고 비판했다. 결국 클린턴은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NYT는 “공화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클린턴이 재단 기부자의 민원을 들어줬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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