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자동차 AS용 부품의 글로벌 리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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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츠몰

파주 물류센터 전경
파주 물류센터 전경

‘일본이 낳은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는 생전 “사업의 성패는 경영자의 덧셈식 사고와 뺄셈식 사고가 얼마나 적절하게 섞여 있는지에 따라 나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사업의 정도를 걷는 덧셈식 사고와 함께, 기존에 알고 있는 상식이나 관습을 뒤엎는 뺄셈식 사고가 적절히 가미되었을 때 비로소 사업이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제품의 국제화, 시장의 세계화가 급속히 이뤄진 현재, 한정된 수요를 가진 내수시장을 넘어 전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이 같은 마쓰시타식 경영 방침을 실천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자동차 사후관리(AS)용 부품을 전 세계 70여개국에 수출하며,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은 알짜기업 ‘㈜파츠몰’(대표 류승동)이 그 주인공이다.

1997년 ‘세진 오토파츠’라는 작은 기업으로 출발한 파츠몰은 이제 매출 1000억 원을 꿈꾸는 업계의 리딩 컴퍼니로 성장했다. “자동차 브랜드만이 아니라, 자동차 부품회사도 세계 시장을 호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류 대표의 장담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덧셈식 사고와 뺄셈식 사고를 융합하다

자동차부품을 뜻하는 파츠(Parts)와 다양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몰(Mall)의 합성어로 구성된 파츠몰은 ‘고객들이 모든 부품을 손 쉽게 찾을 수 있는 부품 전문회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부품을 바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그 이름에서부터 적극 어필하는 파츠몰은 앞서 소개한 덧셈식 사고와 뺄셈식 사고를 적절하게 뒤섞었다.

우선 덧셈식 사고. 류 대표는 ‘신뢰와 품질을 사업의 기반’으로 여기는 경영자다. 그는 “역시 일본, 중국처럼 우리와 수출 경합도가 높은 나라의 기업들을 이기기 위해선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객사가 원하는 건 결국 저렴하지만 우수한 제품을, 자신들이 원하는 시기에 정확하게 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류 대표는 평균 3주에 이르는 짧은 납기와 91%가 넘는 높은 공급률로 고객사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덧셈식 사고만으로는 차별성을 뚜렷이 드러내긴 어렵다. 이에 류 대표는 ‘또 다른 역발상’을 견인한다. 바로 기존의 제품 공급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뒤엎어 새로운 공급 체계를 갖추는 것.

사실 대부분의 부품 기업은 일단 수요가 많은 부품의 재고를 많이 갖고, 수요가 적은 부품은 가급적 재고를 적게 가지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창고에 재고를 두는 부담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 대표는 이에 대해 180도 다른 생각을 가졌다. 오히려 수요가 많은 제품은 공장에서 빠르게 제조가 가능하니 가급적 재고를 적게 가지고 수요가 적은 제품은 당장 구하기 어려우므로 재고를 많이 갖고 있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역발상은 고객에게 가급적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원칙을 고수하던 류 대표이기에 가능했고, 그의 이 같은 승부수는 멋지게 통했다.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납기와 공급량으로 고객사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파츠몰은 5곳의 해외 물류거점을 통해 총 70여 개국 200여 개 업체에 제품을 수출하게 되었으며, 지난해는 중동과 러시아, 올해는 중남미에까지 현지 법인 및 총판을 개설할 예정이다.

자체브랜드, ERP 시스템, 물류센터로 효율성 높여

앞으로도 이 같은 파츠몰의 진격은 계속될 것이다. 자동차 판매 및 사용연수의 증가로 인해 자동차 사후관리용 부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자동차 자원순환에 대한 산업경쟁력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각국 정부의 관심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을 한발 앞서 감지한 파츠몰은 2003년부터 아예 자체브랜드인 PMC(Parts-Mall Corporation), NT, CAR-DEX 등을 부품군별로 특화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형차 부품을 공급하는 ‘한길 부품’과 자동차 온라인 쇼핑몰인 ‘파트존’, 수입차 부품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유로 아메리카’를 각각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해 파츠몰은 2002년에는 자동차부품 업무 프로세스에 적합한 ERP 시스템을 자체 개발, 구축했으며 2011년에는 경기 파주시에 자동차부품 유통에 최적화된 물류센터를 건립했다. 이러한 노력은 생산과 공급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도입되었으며, 향후 안정된 공급 선순환을 이루며 마켓 리더다운 면모를 강화시켜나갈 기반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사후관리용 부품 회사를 꿈꾸는 류 대표와 파츠몰의 도전을 기대해본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파츠몰이 수출하는 자동차 AS용 부품.
파츠몰이 수출하는 자동차 AS용 부품.

▼㈜파츠몰 류승동 대표 인터뷰▼
“대체부품 제도-디자인 보호법 개선해 AS용 부품 업계 경쟁력 높여야”


“현재 대체부품 제도와 디자인 보호법은 자동차 사후관리용 부품을 주로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을 오히려 옥죄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과도 전혀 맞지 않는 내용입니다.”

‘파츠몰을 세계적인 자동차 사후관리용 부품 제조사로 키우겠다’고 이야기하던 류승동 대표는 ‘대체부품 제도와 디자인 보호법’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한층 더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해외 사례까지 일일이 들어가며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현재의 법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를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20년을 유지하던 대체부품 법안과 디자인 보호법이 3년으로 줄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자동차 업계의 반발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외장부품 90% 이상을 디자인 등록해 대체부품 생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으며, 대체부품 인증 부품은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취급 안 하거나 아예 수리 자체를 거부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대체부품과 디자인 보호에 대해 다소 유연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출시 후 30개월이 지난 차종의 수리용 외장부품 디자인권을 배제하는 법안을 발의 중이며, 일본에서는 1972년부터 소모품에 한해서는 대체부품 제도를 진행하고 있다(그 비중은 13.5%를 넘고 있다). 호주 또한 디자인법에 따라 수리를 목적으로 할 경우 디자인권 침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주축을 이루는 대체부품 업계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법률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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