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성희]여성 지도자들의 신년 운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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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이란 맞으면 신통하고 틀려도 그만이지만, 그래도 미래를 점쳐 보는 일은 재미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기자의 분석을 토대로 세계적 관심사에 대한 예측을 연말 특집으로 싣고 있다. 이번 특집에선 영국이 유럽연합(EU)에 잔류하고, 시리아 내전에도 불구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권좌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요국 여성 지도자들의 미래를 점친 대목이 흥미로웠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테드 크루즈 공화당 후보를 무난히 꺾는다.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크루즈를 우(右) 편향으로 보기 때문이다. 좌충우돌(左衝右突)식 막말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에서 패배한다. 대통령 부인에서 상원의원을 거쳐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2016년은 미국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FT가 2015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 같다. 2013년 3선에 성공해 2017년까지 임기를 채우면 유럽 최장수 총리가 되지만 ‘난민 위기’의 후폭풍으로 올해가 가기 전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FT는 예측했다. 난민 수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지방정부와 집권 기민당 내 반대 목소리가 그를 흔들고 있다.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정부 회계부실과 대선 불법자금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 하지만 8월 5일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대통령을 몰아낼 만큼 간 큰 의회는 없을 터. 다만 올림픽 이후에도 권좌를 유지할지는 불확실하다.

▷FT의 예상에 박근혜 대통령은 들어 있지 않지만 박 대통령의 올 운세가 궁금해진다. 현재 돌아가는 판세를 보면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이 4월 총선에서 압승하더라도 20대 국회는 대통령의 정치적 근위대가 되기를 거부할 듯하다. 절망적인 저성장과 지지부진한 개혁이 갈 길 바쁜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에게 줄을 댔던 정치인들이 하나둘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박 대통령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메르켈 총리#박근혜 대통령#힐러리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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