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약속한 ‘공약가계부’ 현실과 큰 차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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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가계부 내가 챙긴다]5부
2016년 기초연금 5조 든다더니 실제론 8조 달하는 예산 책정

‘사업 추진은 순항, 재원 조달은 난항.’

재정당국이 2016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2013년 공약가계부에서 약속한 사업들의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재원 마련 대책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은 박근혜 정부가 공약가계부에서 강조해온 문화재정, 노후생활 보장, 창업·중소기업 지원, 방위역량 강화사업 등에 많은 예산이 편성됐다.

일례로 정부는 2017년까지 ‘문화재정 2%’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문화·체육·관광 분야에 올해보다 7.5% 증액된 6조5780억 원을 책정했다. 이에 따라 전체 예산에서 문화재정이 차지하는 비율은 1.6%에서 1.7%로 확대됐다. 다만 공약가계부가 당초 내년도 문화재정 예산을 1조7000억 원 늘리겠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금액이 4579억 원에 그쳤다.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기초연금 지급액은 대상자가 464만 명에서 480만 명으로 늘면서 공약가계부 예측보다 예산이 더 늘었다. 정부는 공약가계부에서 2016년에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데 5조30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책정된 예산은 7조8692억 원에 이른다. 기초연금 지급액이 늘면서 2014년 기초연금이 도입된 이후 2017년까지 들어갈 예산은 공약가계부 전망치 18조3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공약사업들은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지만 재원 마련이 예상보다 부진하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정부는 공약가계부에서 비과세 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을 통해 2016년 국세 수입을 전년보다 12조9000억 원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내년도 국세 수입은 올해보다 2조 원가량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3조5000억 원 줄이겠다고 했지만 실제 감소한 금액은 1조5000억 원뿐이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기초연금#예산#공약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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