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들 위장취업 3억… 조세피난처에 차명펀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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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횡령 백태
해외법인 돈 빼내 美아파트 임차료도

‘회삿돈으로 카지노 도박, 가족 아파트 임차료 지급, 가족 위장 취업, 조세피난처에 차명 펀드 설립….’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가 21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62)의 비자금 사용처를 추적한 결과다.

검찰에 따르면 장 회장은 201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카지노’의 VIP 고객 담당 찰리 킴에게 수십억 원의 도박 자금을 마련했다며 수표 사본을 팩스로 보냈다. 찰리 킴은 도박 자금을 확인한 뒤 VIP 고객 전용인 ‘람바스클럽’의 게임룸을 예약해줬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2001∼2013년 장 회장의 도박 자금만 82억여 원에 이른다. 카지노에서 쓰인 돈은 모두 빼돌린 회삿돈의 일부였다.

장 회장은 또 경영난 속에서도 회삿돈으로 가족들을 챙겼다. 검찰 조사 결과 장 회장은 아내와 제수를 직원으로 위장시켜 급여를 지급했다가 사내 감사에서 지적받기도 했다. 2011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지만 급여는 계속 지급됐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거래업체로부터 파철 대금을 회장실에서 직접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 또 동국제강 해외 법인 디케이아이의 자금 3억여 원을 빼돌려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의 아파트 임차료로 썼고, 아들을 위장 취업시킨 뒤 3억여 원의 급여를 지급하기도 했다. 지인에게 고급 외제차를 선물하라고 하청업체에 요구해 관철시키기도 했다. 장 회장은 또 형제 간 회사 지분 경쟁에서 이기려고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차명 펀드를 설립한 뒤 동국제강 주식 약 300억 원어치를 불법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장세주#위장취업#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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