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골목이 형성된 지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였다. 이 자리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생산기술연구원이 문래동 소공인들의 해외 판로 개척과 기술전문인력의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협약을 맺었다. 소공인들의 장인정신에 문화예술인들의 창조정신이 더해지고 대기업 등과의 동반성장 토대도 마련되면서 문래동 철공소골목이 역동적인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할 디딤돌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소공인은 상시근로자 10명 미만의 제조업체로서 2012년 기준으로 29만5000여 개 업체에 91만4000여 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전체 소상공인 업체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소공인은 산업구조 고도화 및 도심개발 과정에서 소외되고 낙후되어 왔다.
이들은 주로 노동집약도가 높고 숙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계장비 제조 및 금속 가공, 식료품, 의복 제조 등의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인력 조달, 물류의 편리, 다른 산업과의 연계성 등의 이유로 도심 속에 자연발생적인 집적지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 문래동 철공소골목, 창신동 봉제골목, 성수동 수제화거리, 대구 중구 주얼리거리 등이 대표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는 문래동의 철공소골목처럼 같은 업종의 50개 이상 업체가 모인 소공인 집적지역이 178곳이다.
소공인의 개인사업체 비율이 88%로 영세하고, 대표자의 평균 연령도 51.3세로 고령화되어 가는 추세이며,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신규 인력 유입도 부족하다. 숙련 기술자들의 고령화와 청년들의 제조업 현장 기피 현상을 이대로 방치하면 장인정신과 손끝기술을 전수할 사람도 전수받을 사람도 없는 사양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간 전통 제조업 분야의 소공인에 대한 관심이나 정책적 지원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정부는 소공인 전용 지원예산을 올해 28억 원에서 내년 322억 원으로 10배 이상으로 확대하였고, 3500억 원 규모의 소공인특화자금도 편성하였다. 소공인의 여건을 고려하여 일대일 맞춤형으로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경영전략 수립,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소공인 집적지역에 공동창고와 전시·판매장이 결합된 복합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다. 소공인 경영혁신과 맞춤형 지원의 거점이 될 소공인 특화 지원센터도 8곳에서 25곳으로 대폭 확충한다.
문래동 모델의 성공 여부는 우리나라 소공인 르네상스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소공인 지원정책이 낙후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예술인들과 장인들이 협력하여 만들어낸 명품 브랜드가 창조경제시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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