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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예술과 일상을 넘나드는 박물관

입력 2014-11-22 03:00업데이트 2014-1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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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탄생/도미니크 풀로 지음/김한결 옮김/296쪽·1만5000원·돌베개
지금 서울역사박물관에 가면 ‘응답하라 1994, 그 후 20년’이라는 독특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곳은 고색창연한 유물로 꾸며진 기존 박물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1990년대 중반 유행했던 인기가요가 흐르고, 그때 청년들이 사용했던 일상 용품들이 관람객의 향수를 자극한다. 수백, 수천 년 전 유물이 도저히 줄 수 없는 사적인 체험을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것이다.

이 책은 특권층에서 서민 중심으로, 보관에서 보여주기 위주로, 과거 유물 전시에서 현재적 체험 중심으로 바뀐 박물관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저자는 프랑스 파리1대학 팡테옹-소르본 미술사학과 교수로 박물관의 역사를 예술, 건축사적 흐름과 연결지어 설명한다.

저자는 1789년 프랑스 혁명을 현대 박물관의 분기점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국립박물관이 잇달아 세워지면서 귀족과 지식인의 전유물이 아닌 시민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19세기에 접어들자 민족주의의 여파로 박물관은 국가나 공동체의 상징이 되어갔다. 특히 파시즘이 기승을 부린 20세기에 박물관은 정치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포스트모더니즘이 대두되면서 박물관의 개념도 좀 더 개성적이고 대중적인 실험에 나선다. 대표적인 흐름이 ‘보관하는 박물관’에서 ‘보여주는 박물관’으로의 변화다. 유물을 끌어모아 수장고에 가둬 두는 게 능사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치 있게 관람객에게 보여줄지가 화두가 됐다. 박물관은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과거의 유물을 보여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현재’를 담아내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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