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처럼… 국산 ‘군사용 입는 로봇’ 직접 착용해보니

전승민 기자 입력 2014-10-22 03:00수정 2014-10-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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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kg 배낭 메고 높은 계단도 훌쩍… 앉아쏴 - 쪼그려 앉기 자세 척척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가 국내 기업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렉소(LEXO)’를 착용한 뒤 성능을 시험해 보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윙, 윙.’

유압펌프가 작동하는 저음이 허리 쪽에서 들려왔다. 등에 메고 있는 50kg 배낭 무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자의 다리를 감싸고 있는 로봇 다리가 대신 힘을 써 주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이곳 지하 실험실에선 신형 웨어러블(입는) 로봇 ‘렉소(LEXO)’ 개발이 한창이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이 입는 로봇처럼 몸에 걸쳐 힘을 키워주는 보조용 로봇이다.

렉소는 LIG넥스원이 올해 12월 완성을 목표로 4년째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다. 렉소는 22일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4 로보월드’ 행사에 공개되기 전 본보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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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소를 입어보니 갈색 알루미늄 몸체에 일명 ‘찍찍이’로 불리는 벨크로와 플라스틱 끈으로 다리가 단단히 고정돼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로봇 무게는 40kg 정도이며 유압식 구동장치(액추에이터)가 강력한 힘을 내 최대 80kg의 짐을 짊어질 수 있게 설계됐다. 하지만 테스트 때는 안정성 문제로 50kg 이하의 짐을 짊어진다.

좀 더 험한 길에서 렉소를 시험하려고 금속 부품 상자 몇 개를 포개놓고 계단 삼아 오르내렸다. 한쪽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는 순간 렉소를 입지 않은 것처럼 반사적으로 움직여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넘어질 위기에서 벗어난 뒤 “다리가 어떻게 옆으로 벌어지느냐”고 물었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입는 로봇은 다리가 앞뒤로만 움직이는데 옆으로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재관 LIG넥스원 수석연구원은 “렉소는 하체 관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고관절과 발목이 상하 좌우 회전 등 세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앉아쏴 자세, 쪼그려 앉기 등 실제 군인들이 훈련에서 소화해야 하는 다양한 동작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군용 입는 로봇은 렉소를 포함해 2012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발표한 ‘하이퍼(HyPER) 3’와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하지근력증강로봇’ 등 세 종류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활동성 면에서는 렉소가 가장 앞서는 걸로 보인다. 유압식 로봇의 특징인 시끄러운 펌프 소리를 줄인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외국의 입는 로봇과 비교하면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렉소와 비슷한 형태로 군사용 입는 로봇 가운데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미국 록히드마틴의 ‘헐크(HULC)’는 90kg 이상의 짐을 짊어지고 시속 16km로 험지를 뛰어다닐 수 있다.

렉소는 중력의 방향과 무릎의 각도를 비교해 착용자의 다리 동작을 예상하고 여기에 맞춰 관절을 움직인다. 8kg짜리 배터리 두 개로 5시간 이상을 버티고, 배터리만 갈아 끼우면 계속 움직일 수 있다.

성남=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군사용 입는 로봇#렉소#LIG넥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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