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역한 潘총장, 초인적 일정에 건강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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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前유엔총회 의장, 유엔 ‘한국의 날’서 한자리에

15일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공관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한승수 전 국무총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에서 네 번째). 가운데는 반 총장 부인인 유순택 여사.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15일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공관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한승수 전 국무총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에서 네 번째). 가운데는 반 총장 부인인 유순택 여사.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15일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맞은편에 있는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공관에서 ‘한국의 날(내셔널 데이)’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 한국인 최초의 유엔총회 의장과 유엔 사무총장이 잇달아 입장하자 공관 로비를 가득 메운 대표부 직원과 각국 외교사절, 유엔 출입기자 등 500여 참석자 사이에서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제56차 유엔총회(2001년 9월∼2002년 9월) 의장을 지낸 한승수 전 국무총리(78)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0)을 유엔대표부 행사에서 동시에 만나는 흔치 않은 장면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전임 총회 의장 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특별하다. 외교관으로 승승장구하던 반 총장은 외교통상부 차관 재직 시절인 2001년 2월 이른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파문’으로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체제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미국의 강력 항의를 받으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건이었다. 반 총장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준 사람이 바로 한 전 총리. 같은 해 5월 반 총장을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으로 내정해 훗날 사무총장에 도전할 수 있는 결정적 발판을 마련해줬다.

한 전 총리는 2004년 반 총장의 맏딸 결혼 때 주례를 서 줬을 정도로 친한 사이다. 반 총장은 평소 “(한 전 총리를) 항상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셔왔다. (우리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공·사석에서 말해왔다.

이날 행사에서 한 전 총리는 “반 총장의 최근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올해 너무 어려운 이슈가 한꺼번에 터져서 어느 해보다 유엔이 어렵다. 반 총장이 그 문제들을 다 해결하려고 초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건강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현재 ‘유엔 사무총장의 재난위기감소와 물(water) 특사’를 맡고 있다. 10여 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의 위치가 뒤바뀐 셈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한국의 날#한승수#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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