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3~4개월전부터 이주교육… 경력단절 방지가 정착의 지름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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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코리아 프로젝트 2년차/준비해야 하나 된다]
란드베르 이스라엘 이주민部 장관

“이스라엘 인구 890만 명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이주해온 유대인(올림)입니다.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통합 없이는 이스라엘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로 이주해 온 올림을 지원하는 정부 부처인 이주민부의 소파 란드베르 장관(64·사진)은 “올림의 경력 단절 등을 막기 위한 철저한 맞춤형 지원의 일환으로 이주 3∼4개월 전 해당 나라에서부터 이주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79년 옛 소련에서 이주해 온 란드베르 장관은 이스라엘에서 유일한 러시아 출신 장관이다. 2009년부터 이주민부를 맡고 있는 그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이주민들이 낙오하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린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주민들이 예전에 살던 나라에서 어떤 경력을 가졌는지, 이주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학생이라면 무슨 교육을 받았는지 세밀하게 조사한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이 경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관련 분야의 히브리어 학습과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지원을 해준다. 독일 등 유럽권에서 이주해 온 학생에게는 이미 익숙한 수학이나 과학 과목의 비중을 다른 나라 출신 학생들보다 줄인다.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것. 란드베르 장관은 “한국의 탈북자 통합은 이스라엘의 현실과 다른 부분이 많지만 경력 단절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사회에서도 큰 병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이주민의 기업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프로그램(클리타)도 운영하고 있다. 이주하기 전의 나라에서 하던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투자하면 세제혜택을 준다. 창업을 원하면 별도의 보증 없이 최대 25만 셰켈(약 7000만 원)까지 대출해 준다. 이와 함께 법률 지원, 시장 조사, 사업 컨설팅 등을 해주고 있다. 이스라엘 기업이 이주민을 고용하면 첫 월급 전액을 정부가 지급해준다. 이후 6개월간 지급되는 임금의 절반은 정부에서 부담한다. 기업의 이주민 고용에 대한 정부 지원과 유사한 탈북자 지원 프로그램은 이미 한국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이주민부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고 추진하는 분야는 청소년 이주민 정착. 란드베르 장관은 올 1월 청소년 이주민을 관리하는 기관을 통폐합했다. 여기선 진로 상담은 물론이고 군 입대 준비를 위한 도움까지도 주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유대인 청소년들의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 무료로 이스라엘 여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티글리트)도 운영하고 있다.

란드베르 장관은 “정서적으로 민감한 시기의 청소년들이 잘 정착하도록 도와주려면 서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먼저 들어온 탈북자가 나중에 들어온 탈북자의 정착을 도울 수 있도록 탈북자 민간단체를 구성해 정부와 협업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이스라엘#이주민#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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