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창문 방충망 뚫다가 상처 혈흔 남긴 빈집털이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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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절도19범 DNA 확인해 구속

‘방충망에 찔린 줄도 몰랐는데….’

지난달 12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주택. 한 남성이 1층 창문 방충망을 뚫고 집 안으로 침입했다. 이 남성은 내부 곳곳을 뒤지다 냉장고 앞면에 미세한 핏방울을 남겼다. 그는 화장대 서랍 속에서 시가 50만 원 상당의 금반지를 챙겨 달아났다. 이 남성은 잠시 후 3km 떨어진 또 다른 빈집에 침입했다. 그는 훔칠 물건을 찾기 위해 내부 곳곳을 살피다 방바닥에 미세한 핏방울을 흘렸다.

절도 피해 신고를 접수한 광주 서부경찰서 과학수사팀 형사들은 김모 씨(45·여)의 집 냉장고 앞면 등에서 작은 핏방울 자국을 발견했다. 형사들은 ‘설마 범인의 핏방울일까. 집주인들이 흘린 것이 아닐까’ 반신반의하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최근 핏방울의 주인공이 절도전과 19범인 권모 씨(19)라는 감식 결과를 통보해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권 씨를 붙잡아 절도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권 씨는 지난달 12일부터 같은 달 중순까지 네 차례에 걸쳐 빈집털이를 해 2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충망에 찔린 기억조차 없다. 내가 침입한 가정집에 내 핏자국이 남아있었냐”고 되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방충망#혈흔#빈집털이#절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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