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경기도 가평에서 그린 쉼표 그리고 느낌표

  • 입력 2014년 9월 2일 11시 50분


코멘트
살다보면 누구나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심신이 지치고 무기력해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공허한 날들의 연속. 하늘이 준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고도 갈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내게 누군가 말을 건넨다. 지금 네겐 ‘쉼’이 필요한 거라고.

가벼운 옷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카메라를 들었다. 그 무엇도 거칠 게 없었기 때문에 가평으로의 여정은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가끔 내 자신이 한심해서 참을 수 없는 순간에도 여행은 나를 다독인다. “괜찮아, 네가 마음 둘 곳이 없어서 그래. 좀 쉬어” 이번 여행이 일상에 지친 심신을 충전해 주기를 기대하며 목적지로 발을 옮긴다.


순수한 동심을 만나는 ‘쁘띠프랑스
아기자기한 유럽의 도시를 연상시키는 쁘띠프랑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한편의 동화 속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프랑스 테마파크로 순수한 동심을 떠올리게 하는 어린왕자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쁘띠프랑스를 무심코 거닐다 보면 계단이나 건물 모퉁이에서 다양한 모습의 어린왕자 조형물과 마주할 수 있다. <어린왕자>는 몇 번이고 다시, 언제 읽어도 좋다. 진정한 사랑은 ‘기다림’이라고 이야기하는 작가의 마음이 너무 따뜻하기 때문일까.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러나 만일 네가 무턱대고 아무 때나 찾아오면, 난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니까…” - <어린왕자> 中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어린왕자>의 명대사를 떠올리며 쁘띠프랑스 투어를 이어간다. 이곳에는 <어린왕자>의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기념관도 자리하는데, 그의 일생과 작품세계, 친필 원고와 삽화 등이 전시되어 있다.

상시 진행되는 유럽 전통인형극인 마리오네트 공연
상시 진행되는 유럽 전통인형극인 마리오네트 공연
또한, 유럽의 골동품을 진열해 놓은 벼룩시장과 광장에서는 유럽 정통인형극인 마리오네트 공연이 펼쳐져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문화체험의 폭을 넓혔다.

프랑스 전통 주택 전시관은 실제 150년 된 프랑스의 고택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오래된 목재기둥과 기와, 바닥, 창을 비롯해 프랑스 감정 평가사에게 인증받은 18세기부터 19세기 실제 프랑스 주택에서 사용되었던 각종 가구와 생활용품까지, 역사 속 프랑스 실생활을 그대로 엿볼 수 있게 한 것.

이 밖에도 유럽 인형의 집, 골동품전시관, 베토벤바이러스 촬영지, 인형극장, 분수광장 등이 마련돼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느림의 미학으로 걷는 ‘제이드가든’
쁘띠프랑스에서 유럽의 문화를 체험하고 나서, 다음 목적지인 제이드가든으로 이동했다. 2011년 5월 문을 연 제이드가든은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의 배경인 유럽의 숲 속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웃고, 이야기하고, 추억을 만들다’를 모토로 관람객에게 답답한 일상에서 조금 멀어져 지금 현재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드라마 <그겨울바람이분다>에서 오영(송혜교)의 집으로 그려졌던 이곳은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많은 이들이 오영의 흔적을 만나러 온다. 드라마에 나왔던 깃털 모양의 풍경은 아직도 오영의 방 창가에 매달아 놓았다.

바람이 불면 잔잔한 풍경소리가 참 아름답게 울린다. 이 밖에도 제이드가든은 드라마 <사랑비>, <풀하우스2>와 영화 <너는펫>의 메인 촬영지로 아름다운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주면서 많은 연인의 여행지 목록에 추가되고 있다.

잘 정돈된 수목원 길을 걷는다. 푸른 나뭇잎, 청량한 새소리와 물소리. 흙과 숲의 냄새까지.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을 받는다. 현실을 잠시 잊고 사붓사붓 숲길을 걷는 동안 내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치유될 것을 믿으며 온몸으로 공기를 들이마신다.

요즘 트렌드이기도 한 ‘느림의 미학’을 경험하며 이름 모를 다양한 식물들을 만져도 보고 감싸 안는다. 이곳은 만병초류, 단풍나무류, 비비추류, 목련류 등(총3,904종류)의 다양한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풍의 정형화된 정원양식과 수로를 중심으로 잔디밭과 하단을 조성하는 공간인 ‘이탈리안가든’.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팽나무등 대형목 주변 상공에 데크를 조성해 주변 경치를 즐기는 ‘나무놀이집’.

방문객이 편하게 담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인 ‘피크닉가든’, 꽃, 열매, 줄기, 수형 등의 아름다운 식물을 이용해 조성한 ‘윈터가든’, 수목원 레스토랑에서 식재료로 쓰이는 허브, 채소류를 재배하는 미니온실인 ‘재배온실’이 있고, 이 밖에도 마녀의집, 코티지가든, 워터폴가든, 웨딩가든, 블루베리원, 야생화언덕, 이끼원 등의 테마공간으로 구성된다.

주로 활엽수림이나 암석이 많은 돌담에 서식하는 무늬다람쥐도 만날 수 있다.
주로 활엽수림이나 암석이 많은 돌담에 서식하는 무늬다람쥐도 만날 수 있다.

‘제이드가든을 걷는 세 가지 방법’

1 나무내음길(편도 40분) : 낙엽송 우드칩으로 인해 걷는 내내 나무 내음을 느낄 수 있다.
2 단풍나무길(편도 50분) :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으며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코스다.
3 숲속바람길(편도 60분) :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길로 숲에서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