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름 진도 “충무공이 우리를 살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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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이후 울돌목 관광객 다시 북적… 경남 통영-아산 현충사도 함박웃음

“이순신 장군이 우리를 살렸네요.”

전남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진수 씨(59)는 요즘 영화 ‘명량’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으나 영화 흥행 돌풍으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식당 옆 울돌목이 한눈에 들어오는 진도타워를 다녀온 손님들이 영화 ‘명량’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세월호 사고로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었는데 관광객이 늘면서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명량’이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전남, 경남, 충남 지역 이순신 장군 관련 관광지가 북적이고 있다. 10일 해남군에 따르면 문내면 명량대첩 기념공원 입장객은 영화 개봉 전 주말인 지난달 26일과 27일 각 100여 명, 평일에는 수십 명에 그쳤지만 지난달 30일 개봉일에 230명이 다녀갔다. 1일에 848명을 최고로 하루에 500∼600명이 방문하고 있다.

조선시대 경상, 전라, 충청 등 3도 수군의 지휘시설이 있었던 경남 통영시 유적지에도 탐방객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통영시 중앙동 병선마당에 전시된 거북선 3척과 판옥선 1척 유료 관람객은 영화 개봉 이전보다 4배 정도 늘어 하루 평균 2000명이 입장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결혼 초기 살았던 고택, 활터, 거북선 모형 등이 있는 충남 아산시 현충사도 영화 흥행 덕에 관람객이 늘었다. 방문객은 영화 개봉 이후 첫 주말인 2일 2620명, 3일 2693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정도 늘었다. 관람객 박봉서 씨(41·여·대전 유성구)는 “영화를 본 뒤 초등학생 자녀에게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살아 숨쉬는 역사 현장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충사 측은 관람객이 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현재 열리고 있는 장검(長劍)특별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남=정승호 shjung@donga.com
정재락·이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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