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신문, 北3박4일 여행기 소개 “명품백 든 평양 관광가이드, 중국어 유창”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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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야경 화려해도 가로등 없어 스마트폰 플래시 켜고 걸을 정도

평양의 한 식당에서 여직원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전통 악기와 서양 악기가 함께하고 복장도 한복과 현대식 의복을 섞어 입는 등 ‘퓨전’ 스타일이다. 사진 출처 차이나데일리
평양의 한 식당에서 여직원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전통 악기와 서양 악기가 함께하고 복장도 한복과 현대식 의복을 섞어 입는 등 ‘퓨전’ 스타일이다. 사진 출처 차이나데일리
‘평양 건설회사 근로자는 월급 8달러를 받는데 관광가이드 하는 여성은 구치나 프라다 같은 명품을 들고 다닌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7일 평양과 묘향산 등 북한 관광기를 ‘과거로의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오전 8시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역에 모여 10시에 출발했다. 5분 만에 신의주에 도착. 하지만 입국수속과 짐 검사에 2시간이 걸렸다. 평양까지 가는 철로 변은 대부분 농토여서 지루한 풍경이 이어졌다. 농부들은 대부분 손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다.

기차에서 한 산시(山西) 성 출신 중국인 사업가를 만났다. 그는 평양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며 근로자 40명을 고용하고 있다. 근로자 월급은 8달러(약 8200원)라고 했다. 근로자들은 1.6달러(약 1600원)가량만 갖고 나머지는 국가에 상납한다고 말해준다.

오후 7시. 드디어 북한의 수도 평양에 도착했다. 7년 경력의 관광가이드 ‘미스 김’(31)이 유창한 중국어로 안내했다. 그는 진품 구치 가방을 들었고 지갑은 프라다였다. 중국에 출장갔을 때 샀다고 한다. 평양의 중산층 월소득은 600위안(약 9만9500원) 정도라고 했다.

투숙한 대동강 양각도 호텔 30층에서 커튼을 젖히자 평양의 야경이 펼쳐졌다. 서구 언론이 칙칙하다고 묘사한 것과는 달리 고층 빌딩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네온 불빛도 밝아 마치 신기루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밤에 나가 보니 어두웠다. 가로등이 없어 스마트폰의 플래시를 켜야 걸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호텔 47층에는 회전식 식당, 사우나, 마사지룸, 카지노, 실내 골프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었다. 카지노에는 거의 손님이 없었다.

둘째 날, 평양 거리를 구경했다. 평양은 거리에서 상업광고를 볼 수 없는 세계 유일의 수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전화는 비싸지만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평양 기차역의 한 남자는 휴대전화로 자신의 아이와 영상 통화를 했다.

셋째 날 찾은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 상당수 관광객은 현지 안내원이 김일성 부자 밀랍상에 절을 하라고 해서 불쾌했다고 했다. 절하며 우는 주민이 있어 물으니 미스 김은 “위대한 지도자와 너무 닮아서”라고 설명한다.

평양 개성 판문점 묘향산 등을 둘러보는 3박 4일 북한 관광비용은 2800위안(약 46만4000원)에 이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차이나데일리#북한 여행기#평양 관광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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