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과수 “유병언 흉기에 의한 타살 흔적 안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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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兪 시신 맞다” 거듭 확인
“兪 DNA정보와 100% 일치”… 독극물 등 부검 결과는 25일 발표
투탕카멘 미라 사인 밝혀냈던, 다중채널단층촬영 장비로 검증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의 정밀 부검을 총괄하고 있는 이한영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장은 23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신이 유 전 회장 본인이다”라는 전날의 국과수 발표를 재차 확인했다. 뼈와 피부에서 채취한 유전자(DNA)와 오른손 검지의 지문, 4분의 3가량 절단된 왼손 검지 등 신체 특징이 기존에 확보된 유 전 회장의 정보와 100%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2002년 검찰 피의자 폭행 사망 사건과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등에서 사인을 밝혀낸 바 있는 국내 법의학의 대가다.

이 센터장은 “종합 분석 결과가 나와야 최종적으로 사인을 밝힐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로서는 타살로 볼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X선 촬영 결과에 따르면 큰 충격에 따른 골절상이나 흉기에 의한 외상 등 피살 흔적이 없다는 얘기다. 교통사고나 추락 사고 가능성도 낮다. 다만 독극물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인이 숨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심하게 부패된 시신에서 사인을 찾아내기 위해 다중채널컴퓨터단층촬영(MDCT) 등 국과수의 모든 첨단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MDCT는 일반 CT와 달리 64∼128개의 X선을 동시에 가동해 혈관 분포와 장기 상태를 세밀하게 3차원(3D)으로 촬영할 수 있는 장비로, 국과수가 지난해 5억 원을 들여 도입했다. 3D로 보존된 영상 정보는 장례 후에도 영상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2010년 독일과 이집트의 연구팀은 MDCT를 활용해 기원전 1352년에 사망한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 미라의 사인을 밝혀내기도 했다.

국과수는 사인 규명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의로 구성된 외부의 자문위원들도 부검에 참여시키고 있다. 22일 첫 감식에는 CT 촬영 및 검시 전문가가 부검에 참여했다.

국과수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 전 회장의 부검 결과를 종합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는 △심한 일교차로 인한 저체온증 △무리한 움직임에 따른 심혈관 손상 △체력 저하와 굶주림 등이 사인으로 추정된다. 사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으면 타살 의혹을 놓고 미스터리가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유병언#세모그룹#국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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