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정몽준 아들이란 이유로 정치적 책임 부당” 두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1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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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의 막내아들 정모 군(18)이 세월호 참사 현장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실종자 가족들이 거세게 항의한 것을 두고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요지의 글을 게재해 정몽준 후보가 사과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파 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이를 두둔해 눈길을 끈다.

변희재 대표는 정몽준 후보 아들의 글과 관련해 21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갓 고교 졸업한 학생이 자신의 의견 낸 것 갖고 단지 정몽준 아들이란 이유로 마녀사냥 한다"며 "그 열정으로 박원순 아들 병역기피나 취재들 하라"고 적었다.

변희재 대표는 이어 "둘다 군대 빠진 박원순 부자와 달리 정몽준 씨와 장남은 둘다 ROTC 장교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변희재 대표는 이어진 글에서 정몽준 후보의 아들이 '실수할 수 있는 어린 학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밝혔다.

변희재 대표는 "정몽준 아들 사건을 보니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아야 한다. 학생 때는 이 주장 저 주장 다 하면서 성장하는 건 데 정몽준 씨 아들이란 이유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몽준 씨 아들이란 이유로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건 비극"이라며 "물론 남들이 갖지 못한 걸 가질 수는 있어도, 사고와 표현의 자유보다 더 중요할까"라고 반문했다.

변희재 대표는 또 "정몽준 씨 아들의 표현에는 문제는 있지만, 모든 걸 대통령과 정부 책임으로 돌리려는 중앙집권적 발상도 분명히 비판받을 만 하다"면서 "그런데 그보다도 아직 대학도 안간 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마음껏 실수할 권리가 학생의 특권"이라고 밝혔다.

변희재 대표는 "누구의 아들이든 범죄가 아닌 한 학생들에게 표현의 권리를 주자는 것"이라며 "만약 현대중공업 간부로 입사한 정몽준 씨 장남이나, 재단 사업하는 장녀가 저런 글을 썼으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하지만 아직 대학도 안간 학생의 페북글이라면 미개한 언론처럼 날뛰지 말고 학생의 장래를 위해 너그럽게 대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몽준 후보의 아들은 세월호 참사 이틀 뒤인 지난 18일 오후 4시께 페이스북 댓글에 문제의 글을 남겼다.

정몽준 후보의 아들은 "경호실에서는 경호가 불완전 하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고현장에)가지 말라고 제안했는데 대통령이 위험을 알면서 강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정서를 언급했는데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와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 세례하잖아"라며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정몽준 후보 아들의 글은 사고 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에 대해 항의한 세월호 실종자가족들을 겨냥해 '이성적이지 못하고 미개하다'고 비난한 것으로 해석돼 파문이 일었다.

이 글을 쓴 당사자는 정몽준 후보의 2남2녀 중 막내아들로 올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수생이다. 정몽준 후보 아들의 페이스북은 폐쇄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몽준 후보는 "막내 아들의 철 없는 짓"이라며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정몽준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데 이어 낮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정몽준 후보는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며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후보는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검은색 양복에 남색 넥타이 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선 정몽준 후보는 사죄문 발표 전후로 세 번 고개를 숙였다. 정몽준 후보는 아들을 크게 꾸짖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아들에게) '잘 모르고 그야말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해서 잘못했다'고 제가 얘기를 했고 아이도 반성하고 있다"며 "제가 (실종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과 대통령 경호 관련 대화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아이가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때 늦게 들어오고 해서 잘 못 봤다"며 "그런 대화를 한 적은 없는 것 같고 우리 아이가 크게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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