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시진핑에 ‘反부패개혁 이제 그만’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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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중국 前-現 지도부 갈등설 보도
후진타오도 “지나친 확대 말라” 가세… 자신들의 계파 불이익 우려한듯
저우 측근 36명 첫 공개재판 열려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개혁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아울러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반부패 개혁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전현직 최고 지도부가 반부패 개혁의 범위와 속도를 둘러싸고 충돌할지 주목된다.

FT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지난달 시 주석에게 “반부패 캠페인의 족적(足跡)이 너무 커서는 안 된다”며 너무 많은 당 최고위층 가족이나 관련자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두 전직 주석은 사법처리 임박설이 나오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처벌을 받아들이는 등 지금까지 시 주석의 반부패 개혁을 지지해 온 인물들이다. 그러던 이들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반부패 캠페인을 너무 오래 끌면 공산당 고위층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고 공산당 지배의 안정성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FT는 또 반부패 사정이 더 확대되면 두 지도자 자신이나 계파가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 지도자와 관련된 인물들이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공산당 중앙조직부는 중국 최대 수력발전 국영기업인 중국창장싼샤(長江三峽)의 차오광징(曹廣晶) 동사장을 직위 해제했다. 차오 동사장은 장 전 주석 시절 총리를 지낸 리펑(李鵬)의 측근이다.

후 전 주석의 계파 핵심 인물 중에서는 링지화(令計劃) 공산당 통일전선부 부장에 대한 조사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링 부장의 아들인 링구(令谷)가 2012년 3월 여성 2명을 태우고 만취 상태로 베이징 시내에서 페라리를 몰다 사고로 숨진 뒤 호화 사치 생활, 사고 진상 은폐 등이 구설에 올랐다.

한편 저우 전 서기 일가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쓰촨(四川) 성 한룽(漢龍)그룹 류한(劉漢·48) 회장 등 36명에 대한 재판이 지난달 31일부터 후베이(湖北) 성 셴닝(咸寧) 시 중급인민법원 등에서 시작됐다.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2012년 중국 부호 순위에서 148위(53억9000만 위안·약 9212억 원)에 올랐던 류 회장은 거대 폭력조직을 거느리며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이번 재판이 저우 전 서기와 관련된 인물에 대한 첫 공개심리라고 전했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저우 전 서기나 장남 저우빈(周濱)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류 회장이 변호인에게 “나는 이미 죽은 목숨이다. 변호가 필요없다”고 말해 당국이 저우 전 서기를 직접 치지는 못하지만 그 수족은 뿌리를 뽑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 회장은 2003년 저우빈의 여행사를 시세 600만 위안보다 훨씬 비싼 2000만 위안(약 34억2000만 원)에 사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고기정 특파원
#중국#장쩌민#시진핑#반부패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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