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취업난… 군입대… 20대 40%“北은 敵-타인”

동아일보 입력 2013-10-30 03:00수정 2013-10-30 20:0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3 한국인 의식조사]
본보와 재단법인 아산정책연구원의 심층 설문조사에서 남북한 사이에 전쟁 가능성이 있다는 20대의 응답(64.6%)은 30대(41.9%)와 40대(38.8%)는 물론이고 50대(42.8%), 60대(51.4%)보다도 높은 수치다. 20대가 남북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더 높게 보는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깔려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 20대, 30∼50대보다 북한의 무력도발 더 우려

아산정책연구원 이의철 연구위원은 “6·25전쟁을 경험한 세대나 주체사상을 경험한 386세대(지금의 40대)와 달리 20대는 북한에 대해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을 느낄 계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대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을 겪으면서 북한을 적대시할 수밖에 없는 직접적 계기가 많았다. 청년실업이나 군 입대 등 현실적인 문제도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짙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0대들이 분단 비용보다 통일 이익이 더 크다는 사실을 배우거나 체감할 기회가 없었다는 얘기다.

전후(戰後)세대이자 세계적 탈(脫)냉전 분위기 속에서 자란 20대의 이런 인식은 북한에 대한 동질감은 떨어지는 반면 적대감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이웃(30.7%), 우리(27.7%), 적(22.1%), 남(타인·10.0%)’ 순이었다. 반면 20대는 ‘이웃(28.7%), 적(23.5%), 우리(17.9%), 남(16.8%)’ 순이었다. 20대는 북한을 ‘우리’보다 ‘적’으로 더 많이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20대는 북한을 성가신 이웃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이든 세대들은 북한 정권엔 보수적인 견해를 취하면서도 북한 주민에 대해선 ‘우리가 도와줘야 할 동포’, 북한 지역은 ‘우리가 수복해야 하는 땅’으로 여기지만 20대는 그런 의식이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젊은 세대에게 ‘북한은 같은 민족이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식의 접근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며 “통일 교육 전반을 현실감 있게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전반적인 전쟁 가능성 인식은 감소

20대의 신냉전세대화는 강화되고 있지만 이번 조사에서 남북한 간의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2010년 40.1%, 2011년 49.8%, 2012년 58.8%로 계속 증가했으나 2013년 조사에선 47.5%로 감소했다. 전쟁 발발 가능성이 낮다고 본 이들은 ‘북한의 경제력 취약’(48.0%)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세대별로 논거는 미묘하게 엇갈렸다. 20대는 ‘미국의 전쟁 개입에 대한 (북한의) 우려’(23.4%)를 꼽은 이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많았던 반면 40대는 ‘북한의 경제력 취약’(48.0%)을, 60대는 ‘한국군의 우수한 경쟁력’(9.8%)을 상대적으로 많이 응답했다.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한국군 단독으로 승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0.6%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한국군 단독으로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26.7%만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북한이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전략무기와 20만 명에 이르는 특수전 부대 등 비대칭 전력에서 앞서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이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등 한미 안보 현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북한#전쟁#의식조사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