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48> 전북 고창 복분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복분자 먹으면 요강이 뒤집어진대요

전북 고창군 일원에서는 요즘 한창 제철을 맞은 복분자 수확작업으로 분주하다. 고창=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북 고창군 일원에서는 요즘 한창 제철을 맞은 복분자 수확작업으로 분주하다. 고창=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북 고창 복분자(覆盆子)는 ‘남성 스태미나’와 관련한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한 특산물이다. 복분자를 먹고 오줌 줄기가 세져 요강이 뒤집혔다거나 어렵게 얻은 병약한 아들이 복분자를 먹고 커서 변강쇠가 됐다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또 쥐에게 5주 동안 복분자를 먹였더니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16배가량 증가했다는 실험 결과나 복분자가 전립샘 비대증과 성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중앙대 비뇨기과 김세철 교수팀)도 있다.

그러나 복분자라는 이름은 열매 모양이 요강을 뒤집어 놓은 것과 닮아서 지어졌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이 있다.

요즘 고창 어디를 가나 제철을 맞은 복분자를 수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6월 중순에서 7월 초까지가 수확기다. 고창 복분자는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와 서해 해풍을 맞고 자라 맛과 향이 뛰어나고 약성도 우수하다. 고창 복분자의 장점은 다른 지역보다 수확시기가 빨라 장마 이전에 수확한다는 것이다. 익은 복분자 열매가 비를 맞으면 당도가 떨어지고 신맛이 강해지며 가공시 상품성이 떨어진다.

고창 복분자는 1980년 초 심원면과 선운사 일대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지자체가 농어촌 후계자 육성과 재배기술 보급을 체계화하면서 ‘복분자=고창’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고창은 2004년 복분자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고창과 인근 정읍 순창의 생산량을 합하면 전국의 70%를 넘는다. 올해도 고창 4150농가에서 828ha를 재배해 2500t을 생산할 예정이다. 고창의 복분자 공동브랜드 ‘선연’은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5년째 받았다. 고창군은 2011년 복분자연구소를 개관하고 부안면 용산리에 테마파크와 특화농공단지, 체험시설을 갖춘 복분자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산딸기와 복분자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산딸기는 다 익으면 빨간색을 띠고 단맛이 강하지만 복분자는 익기 전에 빨갛다가 다 익으면 검어진다. 복분자 맛은 산딸기보다 시고 떫은 편이다. 복분자는 모든 체질에 두루 잘 맞는다. 붉은 열매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이 많아 항산화효과와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복분자는 술과 생즙, 가공음료로 많이 쓰이지만 은은한 보랏빛을 이용해 잼과 한과 떡, 소스 등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고창의 대표 건강식품인 풍천장어와 복분자술은 찰떡궁합으로 인정받고 있다. 장어의 기름진 맛과 복분자술의 상큼한 맛이 어울린다는 것이다.

복분자를 구입하려면 고창황토복분자영농조합, 선운산농협, 고창농협 등에서 온라인과 전화로 주문하면 된다. 베리팜 등 개별 재배농민들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생과 1kg에 1만4000원 전후, 생즙은 L당 2만7000원 선이다. 1회용 팩으로도 받아볼 수 있다. 70포에 8만 원 정도.

박필재 고창농업기술센터 복분자 연구담당은 “복분자 열매는 수확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물러지기 때문에 현지에서 수확 즉시 먹을 것이 아니라면 곧바로 냉동시킨다”며 “냉동 상태일 경우 떡처럼 뭉쳐진 것은 좋지 않고 알 하나하나가 분리돼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창=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고창#복분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