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 인선]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 DJ정부때 ‘SBS 예능PD→보도본부장’ 파격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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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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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 출신 ‘언론 마당발’… SBS맨인 최금락수석과 ‘교대’

“또 SBS 출신이야?”

이남기 SBS미디어홀딩스 사장(64·사진)이 18일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에 내정되자 방송가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현재 최금락 대통령홍보수석도 SBS 보도본부장 출신이다. 하금열 대통령실장은 SBS 사장과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고, 김상협 대통령녹색성장기획관도 SBS 기자 출신이다.

이 내정자는 예능 프로그램 PD 출신으로 SBS 보도본부장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 전남 영암 출신인 그는 1974년 동양방송(TBC) PD로 방송국 생활을 시작해 KBS 시절인 1989년 국내 토크쇼의 원조로 통하는 ‘자니윤 쇼’를 연출하면서 예능 PD로 이름을 날렸다. 1991년 SBS로 자리를 옮긴 후 예능국장을 지내는 등 25년간 예능 분야에서 일했다.

이 내정자의 운명이 바뀐 것은 보도본부장에 임명된 1999년. 예능 PD 출신이 보도본부장을 맡은 것은 방송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SBS 보도국 기자들은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한쪽에서는 SBS의 ‘정권 눈치 보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정권 실세인 박지원 대통령공보수석이 SBS에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해 호남 출신을 발탁했다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이 내정자는 새로운 뉴스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고 이후 기획본부장, 부사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같은 언론사 출신끼리 대통령홍보수석 자리를 ‘바통 터치’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SBS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워낙 발이 넓은 데다 호남 출신으로 야당 의원들과도 두루 잘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가 성균관대 출신 언론인 모임인 ‘성언회’ 회장이란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영방송사인 SBS가 KBS나 MBC와 달리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 등 정부의 입김에 민감해 회사 차원에서 정권 핵심과 인맥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KBS 관계자는 “방송가를 대표하는 인맥이 SBS가 될 수 없는데도 SBS 인물이 계속 청와대에 진출하는 것은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정치권 인맥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KBS, MBC는 대부분 개인적인 인맥이라 정치권과 연결돼도 임기가 끝나면 금세 연결고리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이남기#홍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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