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하는 말 잘 들으면 심신이 건강해집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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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본능’ 책 펴낸 장진기-김은숙 부부

‘치유 본능’을 펴낸 장진기(오른쪽), 김은숙 부부. 함께 자하누리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은 결혼 후 단 한 번도 큰 소리를 내며 싸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치유 본능’을 펴낸 장진기(오른쪽), 김은숙 부부. 함께 자하누리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은 결혼 후 단 한 번도 큰 소리를 내며 싸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임신했을 때 커피가 당긴다면 마셔줘야 해요. 몸이 원하는 데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최근 출간된 ‘치유 본능’(판미동)의 저자인 장진기(44) 김은숙(40) 부부는 “우리 몸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임신부 역시 다를 바 없다. 예를 들어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몸이 태아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게끔 하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필요한 만큼 채워지면 몸은 알아서 그 성분을 거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 사람은 “치유 본능은 대단한 이론이 아니다. 바로 내 안에서 온 몸을 통해 이야기하는 생명력”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선후배인 두 사람이 몸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대학 때부터 각종 만성질환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미대 조소과를 다니던 장 씨는 열악한 작업실에서 밤새도록 작업하다 보니 비만과 부종, 두통, 허리 질환 등을 달고 살았다. 김 씨는 몸보단 마음이 더 아팠다고 한다. 약물 치료나 수술을 받을 만한 경제적, 심적 여유가 없던 두 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스스로 내 몸을 진단하고 몸이 원하는 음식을 섭취하며 내게 맞는 운동을 통해 생명력을 살린다’는 취지의 자연섭생법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별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었어요. 그저 내 몸이 짠 음식을 원할 땐 충분히 소금을 쳐서 먹었고, 매운 음식이 당길 땐 맵고 달고 짠, 즉 제대로 맛을 낸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죠. 물려서 더이상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때까지 먹었어요. 재미있는 건 이렇게 먹을 때가 싱겁게, 이른바 건강식처럼 먹을 때보다 섭취량이 적었다는 사실이죠.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쓰는 운동을 병행했고요. 그랬더니 몸도 가벼워지고 질병도 사라졌으며 마음도 편안해졌어요.”(장 씨)

두 사람은 1998년 자연섭생법을 실천하는 공동체 자하누리를 만들었다. 장 씨는 전공인 미술을 그만뒀고, 영어교육과 출신으로 안정된 직장을 얻을 수 있었던 김 씨도 교사의 길을 가지 않았다. 몸과 건강한 삶을 연구하는 것만큼 크고 의미 있는 일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자연섭생의 철학에 따라 두 딸을 조산원에서 낳았다. 몸의 신호에 따라 힘을 주고 풀어가며 출산에 임했더니 두 아이 모두 순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두 아이를 ‘옛 할머니들의 육아법’대로 키웠으며 올해 10세인 첫째딸은 홈스쿨링으로 교육하고 있다.

“아이들 키우는 방식은 완전히 ‘구식’이에요(웃음). 네 살 때까지 아이가 원할 때 젖을 실컷 물렸어요. 음식을 거부하면 굳이 먹이지 않고 대신 운동장 나가 뛰어놀라고 했죠. 항상 업어서 키웠고요. 아이가 귀찮을 정도로 계속 만져줬죠. 아이들이 큰 후에는 함께 몸 놀이를 많이 했고요. 홈스쿨링을 하는 이유도 아이가 수동적으로 학교 수업에 임하는 게 안타까워서입니다. 다행히 아이도 스스로 계획을 세워 운동과 공부를 잘하고 있어요.”(김 씨)

두 사람은 “건강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병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게 아니라 몸의 소리를 잘 듣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넘치는 것을 덜어내는 지혜를 가지라는 것. “자연의 원리와 섭생법은 몸으로 체득해야 해요.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건강한 삶의 시작입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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