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사과…경제위기 해결 ‘매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4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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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사과문안 작성.."임기말까지 경제위기 해결에 `올인'"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형님인 이상득 전 의원과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의 비리 혐의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담화는 향후 국정운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보이며, 유럽 발(發) 재정위기 여파로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는 상황 인식과 형님·측근 비리로 인한 임기 말 권력누수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당초 이 전 의원의 기소 시점인 오는 27일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상이었다.

이 대통령의 휴가가 다음 주로 잡혀있는 데다 런던 하계올림픽이 오는 28일부터 열리기 때문에 그 전에 '털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일반적 관측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단행했다. 담화문도 이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오늘 나라 안팎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현안 과제가 너무 엄중하고 막중하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사이후이(死而後已·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일하겠다는 뜻)의 각오로 더욱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고 밝힌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임기 말까지 열심히 일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시점이 앞당겨진 것은 대선을 앞두고 여당인 새누리당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사과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와 내곡동 대통령 사저 부지 의혹 특검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입장을 살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남은 임기 동안 비리 예방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대통령 탈당 요구'가 이번 사과로 인해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전격 결정한 것은 유럽 발 경제위기에 따른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주말인 지난 21일부터 22일 새벽까지 내수 활성화를 위한 민관 토론회를 긴급 소집한 배경에는 이 같은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형님·측근 비리 의혹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유럽 발 재정 위기 여파로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를 책임지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안 좋은 일이 많지만 경제 위기만큼은 대통령이 나서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모든 것을 털어내고 심기일전하려는 모습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보다 경제위기의 강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형님·측근 비리로 시간을 끌 수 없다는 인식이 확고하다"면서 "임기 말까지 경제위기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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