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 양궁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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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7일 07시 00분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왼쪽)은 양궁대표팀의 회식 자리를 따로 챙길 정도로 양궁에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왼쪽)은 양궁대표팀의 회식 자리를 따로 챙길 정도로 양궁에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전훈 때마다 한식 챙긴 아버지
올림픽 때마다 선물 돌린 아들

■ 아낌없이 쏜 정몽구·의선 부자

“회장님, 닭발 드셔보셨어요?” 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양궁대표팀의 회식 자리에서 대한양궁협회 정의선(42·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회장에게 건넨 말이다. 일순간 주변 참모들의 표정은 굳어졌지만, 정 회장은 온화한 미소로 이렇게 답했다. “내가 고대 앞의 닭발집 많이 먹여 살렸습니다.” 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회식 자리에는 폭소가 밀물 쳤다. 양궁 관계자들은 “정의선 회장님은 재벌 같지 않으시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동네 형, 오빠처럼 소탈하시다. 그런 모습은 선대 대한양궁협회 정몽구(74·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명예회장님과 같다”고 입을 모은다.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양궁에 대한 사랑을 대물림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에 대한 금전적 지원뿐 아니다. 부자는 양궁대표팀 선수, 코칭스태프와 긴밀한 스킨십을 유지하며 양궁인들의 마음속으로 더 깊숙이 내려앉았다.

정 명예회장은 대한양궁협회 수장을 맡던 시절부터 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 때면 어김없이 회식을 열어 사기를 북돋웠다. 대회 종료 후에도 성적과 관계없이 선수들을 격려하곤 했다. 세계선수권은 물론 해외전지훈련 때면 선수들이 음식 때문에 고생할까봐 한식을 직접 챙겨주는가 하면, 직접 맛본 맛있는 음식은 따로 포장해 선수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이런 일화도 전해진다. 한 번은 폴란드에서 선수들이 물 때문에 고생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스위스에서 물을 공수해줬다. 또 대표팀이 묶는 선수촌이 노후화돼 사기가 떨어진다는 소식에 숙소의 도배를 다시 해준 일도 있다.

2005년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에도 끈끈함은 이어지고 있다. 정 회장은 2008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에 MP4플레이어를 선물한데 이어 이번 런던올림픽 직전에도 “훈련에 활용하라”며 뉴아이패드를 선사했다. 대표팀은 이를 올림픽 양궁이 열릴 로즈크리켓 경기장 시뮬레이션 이미지 트레이닝에 활용하고 있다. 정 회장은 대표팀의 6월 한라산 등반 극기훈련에도 동행해 선수들의 사기를 드높였다.

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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