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8쪽·1만9800원·에이콘출판

구글의 G메일은 쓰기에 편하다. 그런데 내가 보낼까 말까 망설이다가 임시로 저장해놨던 편지들, 삭제했던 쓰레기통까지 누군가가 뒤지고 있다. 구글은 광고 키워드를 찾기 위해 소프트웨어 로봇으로 편지들을 스캔한다. 무한대의 데이터 저장용량을 제공하는 이유도 최대한 많은 편지들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구글의 길 찾기. 구글은 내가 자주 검색한 주소로 내 집의 위치를 알아낸다. 구글 어스, 스트리트뷰로 집 모양까지 파악한다. 수평 360도, 수직 290도 파노라마 동네 사진을 전 세계에 공개한다. 이제 남은 건 목소리와 얼굴. 구글 비디오채팅을 사용한 적이 있다면 구글은 나에 대해 모든 작업을 끝낸 거다.
10억 명 이상의 인구가 구글을 쓴다. 구글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매일 20억 회가 넘는 인터넷 검색을 처리하면서 사용자의 취향과 트렌드를 파악한다. 지난 10년간 구글은 수많은 데이터 조각들을 조합해 사용자 프로필을 만들어냈다. 구글은 이런 조각 정보들이 광고주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일찌감치 파악했다.
저자는 우리가 왜 구글을 믿으면 안 되는지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또 구글이 인터넷 사용자를 실험용 동물 취급한다며 그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의 탈을 쓴 포식자.’ 사용자를 염탐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글을 저자는 이렇게 정의한다. 구글의 마스코트가 역사상 가장 무시무시한 포식자인 티라노사우루스인 건 우연의 일치일까.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