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3년전 생모 김정숙 생가 첫 방문때 김정일 ‘정은 후계 낙점’ 결심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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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세습 정당성 선전 위해 北, 김정숙 우상화 열올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은 북한에선 김일성 김정일과 더불어 ‘3대 장군’의 한 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후광’이 아들에 이어 손자인 김정은의 후계구도 확립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 포인트 중 하나다.

북한 매체들이 김정일 상중임에도 김정숙의 생일(24일)을 앞두고 그를 추모하는 행렬과 각종 행사들을 잇달아 내보내며 김정숙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김정은 후계체제 확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3년 전 12월 24일 김정일이 생애 처음으로 김정숙의 생가를 방문했던 것도 새삼 주목되는 부분이다. 당시 김정일은 뇌중풍(뇌졸중)을 앓고 난 뒤 3개월여 만에 간신히 활동을 재개한 직후였다. 그런 그가 모친의 생가와 동상이 있는 함경북도 회령을 찾은 것은 김정은을 후계자 세울 결심을 하고 이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행보였다. 실제 그의 회령 방문에는 김정은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조선신보는 김정일의 첫 생모 동상 참관 소식을 전하며 “북한 주민들이 이를 강성대국이 눈앞에 박두했음을 알리는 영도자의 예언으로 보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김정일은 1991년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오를 때 취임 날짜를 12월 24일로 정했을 정도로 모친의 생일에 각별한 의미를 두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소장은 “어린 후계자로서 내세울 것이 핏줄밖에 없는 김정은에게 생모 고영희의 존재는 약점으로 작용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김정숙 우상화는 혁명가인 할머니를 끌어들여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술가 출신인 고영희는 김정일의 애첩으로 사망 후 혁명열사릉이나 애국열사릉에 묻히지 못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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