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박예진 “보톡스 맞았다고? 이럴 거면 진짜 맞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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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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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r. 아이돌’에 출연하는 박예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영화 ‘Mr. 아이돌’에 출연하는 박예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공개 연애? 힘들지 않아요. 집 앞에서 팬 여럿이 기다리는 톱스타도 아니고."

예상이 빗나갔다. 배우 박예진(30)은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올해 3월 동료배우 박희순과의 교제 사실을 인정한 그는 "불편한 점은 없다"고 툭 잘라 말했다.

한때 SBS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에서 칼로 담담히 회를 뜨던, 털털한 '예진아씨' 모습 그대로다. 사진 촬영 중 "포토샵 처리"를 부탁하는 애교까지도.

박예진은 1999년 '여고괴담2'로 데뷔했다. 조숙한 여고생 역이었다. 그 때문일까. 그는 주로 무거운 역할로 기억됐다. 최근작 '마이 프린세스'와 '발리에서 생긴 일'(2004년)에선 팜 파탈, '대조영'(2007년)에선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다.

그런 박예진이 3일 개봉한 'Mr.아이돌'에서는 까칠한 음반 프로듀서 오구주로 변신했다.

Mr. 아이돌'은 평범한 네 남자를 아이돌로 조련하는 프로듀서의 이야기다. 실내에서도 선글
라스를 쓰는 '포커페이스' 오구주는 콧소리를 뺀 목소리로 독설을 퍼 붓는다. 지현우와의 키스 장면도 있고,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오구주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입니다. 큰 액션도 없고, 감정 변화도 거의 없죠.

"쉽지 않았어요. 뚝심 있게 끝까지 표현해야 하는데, 그게 지루하면 느껴지면 안 되잖아요.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관객이 느낄 정도의 감정을 드러내야 하는데 그 수위를 맞추기가 어려웠어요. 실제 저와의 닮은 점이요? 음~ 친구나 동료들에게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부분이 닮았어요. (예쁜 얼굴로 그렇게 말하니 설득력이 뚝 떨어졌다) 가끔 농담으로 툭툭 내뱉는데 그런 점들?"

-어린 나이에 데뷔했는데, 가수나 아이돌 제의를 받은 적은 없나요.

"노래에 자신이 없어서 가수를 꿈꾼 적은 없어요. 아이돌도 실력이 중요하잖아요. 노래 부르는 장면이요? (칭찬을 건네자 민망해하며) 어머, 다들 저에게 노래 잘한다고 그래요. 호호. 잘하지 못해요. 연기의 연장선상으로 오구주의 느낌으로 부른 거예요."

▶"나의 'Mr. 아이돌'은 '서태지와 아이들'"

-박예진의 어린 시절 'Mr. 아이돌'이 있나요.

"(단박에) 서태지와 아이들이요. 그저 좋았어요. 노래도, 패션도 너무 좋았어요. 초등학교 때 학교 근처에서 야외 공연을 하는데 서태지와 아이들이 온다는 거예요. 몇 시간을 기다려서 보고 집에 갔어요. 엄마에게 굉장히 혼났어요. 늦게 왔다고."

-영화 속에서 유진(지현우)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지현우 씨가 얼얼해서 5초간 대사를 못했다고.

"전 그저 잘 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래야 한 번에 끝나잖아요. 가능하면 적은 횟수 안에 끝나는 게 연기적으로도 좋고요. 다행히 NG 없이 끝났어요."

-가수 출신의 연기자 박재범, 김랜디와 함께 했습니다. 기존 아이돌에 대한 이미지와 많이 달랐나요.

"아는 아이돌이 (빅뱅) 대성이 밖에 없는데….(웃음) 크게 다른 점은 없었어요. TV로만 보다가 가까이서 보니 더 인간적으로 다가왔어요. (박)재범이는 더 귀엽더라고요. (웃음) 재범이는 꾸밈없어서 참 좋아요. 자기표현에 솔직한 게 매력이에요."

-영화 속 '미스터 칠드런'의 라이벌로 M.net '슈퍼스타K 3'에 출연 중인 울라라 세션을 꼽았습니다.

"인상적이었어요. 전형적인 아이돌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도 '미스터 칠드런'과 닮았고요. '슈퍼스타K' 이번 시즌은 안 빼놓고 다 보고 있어요. 실력 있고, 호감 가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잘됐으면 좋겠어요."

‘패떴’의 달콤살벌 ‘예진아씨’ 박예진이 이번에는 영화 ‘Mr. 아이돌’의 포커페이스 프로듀서 오구주로 돌아왔다. 영화 ‘헤드’에 이어 올해에만 2번째 영화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패떴’의 달콤살벌 ‘예진아씨’ 박예진이 이번에는 영화 ‘Mr. 아이돌’의 포커페이스 프로듀서 오구주로 돌아왔다. 영화 ‘헤드’에 이어 올해에만 2번째 영화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보톡스 맞았네'란 댓글에 "진짜 맞을 걸" 이젠 조금의 여유

- 10대 후반에 데뷔해 이제 삼십대 초반입니다. 연기자로서 20대 박예진과 30대 박예진의 차이가 있나요?

"(곰곰이 생각하더니) 경력이 늘어난 것 말고는…. 신인과 지금의 차이라면 조금은 눈치를 덜 본다는 점?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기도 했고요.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정답을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어요. 이제는 경험이 쌓이니까 당황하는 일도 줄고 요령도 생긴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떤가요.

"상처에는 여전히 아프죠. 다만 그 깊이가 달라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번 제작발표회 사진 기사에 '보톡스 맞았나 보네' 라는 댓글을 봤어요. 안 맞아도 이러는데 진짜 해도 모르겠구나 싶기도 하고…(웃음). 기분이 좋지만은 않지만 조금씩 무뎌 가는 거 같아요. 그런 이유 때문에 SNS를 안 해요. 기계치 이기도 하고. 호호"

-본인처럼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항상 웃는 모습만 보여주니까 연예인이란 직업이 좋게만 보일 수 있어요. 그만큼 힘든 일도 많잖아요. 사적인 부분이 노출되기도 하고요. 나이가 어리면 실수도 더 많이 하고, 상처도 더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안방극장에선 차도녀-실생활엔 '건어물녀'

-'패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예능 욕심은 없어요. 불편하기도 하고. '패떴'은 제 인생에서 가장 획기적인 선택이었어요. 잠깐 다른 면을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덕분에 들어오는 시나리오 수도 늘고, 역할의 폭도 넓어졌어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역할도 있었어요. 로맨틱 코미디 '청담보살'이 그래요. '나에게 이런 작품이 오다니!' 싶어 놀랍고 좋았어요. 전 항상 정극이나 사극처럼 무게감 있는 작품 위주였으니까요. 신인시절 어떤 감독님은 '웃는 얼굴이 안어울린다'고 하시기도 했어요. 정작 제가 인기를 얻었던 건 밝은 면을 보여드렸던 '패떴'이었지만요."

-앞으로 도전하고픈 역할이 있나요.

"전 주로 전문직 여성을 맡았어요. 똑똑하고 치열하게 사는 역할이었죠. 이젠 조금 여유를 가진 인물도 해보고 싶어요. 저도 일상에선 뒹굴 거리는 거 좋아하고, 귀찮은 거 싫어하고… '건어물녀'에요. 또 멜로 연기도 오래돼 하고 싶고, 무협도 좋고요. 몇 년 지나면 정말 못할 것 같아요.(웃음) 운동신경도 있고, 와이어 재미있어 보이지 않나요?"

-살벌하네요. 호호. 마지막으로 예상 흥행 스코어는?

"아~ 모르겠어요.(콧소리) 항상 잘됐으면 좋겠지만 그 마음이 큰 작품이에요. 같이 하는 사람들이 참 좋았어요. 스태프들도 고생했고요. 좋았던 사람들이랑 한 작품이라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어요. 꼭 보러 와주세요!(콧소리2)"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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