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정성하 “기타신동보단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30일 10시 13분


-한국인 최초로 유투브 3억 조회수 돌파
-'안되면 될 때까지' 하는 악바리 기타리스트
-길 지나가면 가끔씩 사람들이 알아봐 "기분 좋다"

최근 정 군은 2집 앨범 ‘Irony(아이러니)’를 냈다. 전체 앨범 수록곡 14곡 가운데 절반을 정군이 작곡했다. 사진제공ㅣ 포토그래퍼 배재형
최근 정 군은 2집 앨범 ‘Irony(아이러니)’를 냈다. 전체 앨범 수록곡 14곡 가운데 절반을 정군이 작곡했다. 사진제공ㅣ 포토그래퍼 배재형

10세에 아버지의 기타치는 모습을 보고 멋져보여 기타를 시작한 한 학생이 2006년 9월 아버지가 재미삼아 유투브에 올린 연주에 전세계 누리꾼들이 감탄을 했다. 최근 유투브 개인 채널을 갖고 있는 한국인 중 처음으로 3억 클릭을 돌파했고 9월 말 현재, 3억 2000만 클릭을 돌파, 구독자 수만 50만 명이 넘는다.

바로 열 다섯살 소년 정성하(15·청심국제중)의 이야기다. 최근 2집 '아이러니' 앨범 발매를 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팬 사인회를 연 정성하 군을 만났다. 공연장에는 이미 정성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던 팬들이 가득했다.

정성하가 등장하자 "와~"라는 환호와 함께 일제히 카메라로 정성하를 찍기에 바빴고 정 군은 음향체크를 하며 잠깐 공연의 일부를 팬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악보를 머리에 그려 연주하는 기타신동

2006년 9월 아버지 정우창 씨가 재미삼아 유투브에 올린 정 군의 '스플래쉬(Splash)' 연주동영상이 세계 각국 누리꾼들을 놀라게 했고, 이후 '기타 신동'이라는 입소문을 타며 현재 3억 2000만 클릭을 돌파했다.

소감을 묻자 정 군은 "제가 좋아하는 기타를 열심히 쳤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니 감사할 뿐"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인터뷰에 동행한 아버지 정수창 씨는 "성하가 10세에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2년 정도 지나 미 기타리스트 트레이스 번디의 캐논 변주곡을 악보 없이 동영상만 보고 따라했다"며 아들의 범상치 않은 재능을 발견했던 순간을 전했다.

정 군은 '기타 신동'이라는 찬사를 부끄러워하지만, 그는 이미 세계 유명한 기타리스트들이 주목하는 아티스트다. 영화 '원스'로 유명한 스웰시즌은 2009년 서울 재즈페스티벌에 그를 초청했다. 토니 임마누엘, 미셸 오몽, 코타로 오시오, 트레이스 번디 등 외국 유명 연주자들도 정군과 함께 공연을 했다.

특히 정 군은 평소 좋아했던 독일 올리 베게스샤우센과의 만남을 인상 깊었다고 했다.

"제가 올리 선생님의 '탱고'라는 연주곡을 그냥 듣고 쳐서 올린 적 있었어요. 그런데 미국의 한 아마추어 기타리스트가 그 영상을 보고 '한 꼬마아이가 당신의 음악을 연주했더라. 그 악보를 구하고 싶다'라고 선생님께 메일을 보냈어요. 호기심에 찬 선생님께서 저에게 메일을 주셨고 제 멘토가 되주셨습니다."

그의 멘토인 올리 베게스샤우센은 한 매체에 "기타를 기술적으로 잘 치는 아이는 봤지만 성하처럼 감정을 실어 연주를 한 아이는 없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성하 군은 24일 서울 교보문고 본점에서 팬사인회 겸 공연을 했다. 공연 전 정 군은 “떨리지는 않는다. 나는 무대 체질”이라며 씩 웃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polaris27@donga.com
정성하 군은 24일 서울 교보문고 본점에서 팬사인회 겸 공연을 했다. 공연 전 정 군은 “떨리지는 않는다. 나는 무대 체질”이라며 씩 웃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polaris27@donga.com

▶빅뱅·2NE1을 좋아하는 국제중학교 공부벌레

'신동'이라 처음부터 쉽게 기타를 치는 듯 했지만, 노력 없는 천재는 없다. 정 군은 5년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2시간씩 기타를 친다. 청심국제중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정 군은 새벽 6시에 기상해 다른 학생들과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에 연습하는 것. 그는 "연습벌레까지는 아니지만,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는 짬을 내 꼭 기타를 친다"고 말했다.

유투브에 연주 동영상을 올리는 기간은 약 2~3일 정도 걸린다. 연주할 곡을 선택해 한 두 시간 편곡하고 이후로 연습에 돌입한다. 이렇게 올린 동영상 개수가 현재 400개가 넘는다. 정수창 씨는 "전문 기타리스트들도 유투브에 올리는 게 2주가 걸린다. 그 만큼 아이가 습득하는 속도가 빠르다"라고 했다.

최근 정 군은 2집 앨범 'Irony(아이러니)'를 냈다. 전체 앨범 수록곡 14곡 가운데 절반을 정군이 작곡했다.

"2집 앨범 발매됐을 때, 친구들이 축하를 많이 해줬어요. 선생님께서 언제 제 트위터를 한번 보시곤 '학교에 있던 성하를 보다가 많은 연예인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성하의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 특별한 제자를 둬 기분이 좋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기기도 하셨어요."

정성하 군도 여느 10대와 다름없이 아이돌 가수에게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빅뱅의 '하루하루'와 2NE1의 'Lonely'를 연주해 동영상을 올려 누리꾼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제가 빅뱅하고 2NE1을 좋아해 노래를 많이 들어요. 이번 앨범에서 2NE1의 'Lonely'을 넣으려고 작곡가 테디씨에게 연락을 했는데 흔쾌히 허락하셨고 YG의 양현석 사장님께서도 한번 보자고 하셨어요. 꼭 한 번 만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정성하는 "앞으로도 다른 유명 기타리스트들처럼 공연도 많이 하고 좋은 곡은 연주해주는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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