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페셜]산업 융합시대의 플랫폼 전략

동아일보 입력 2011-09-09 03:00수정 2011-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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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아이패드 앱스토어… 하나로 묶는 플랫폼이 잡스의 성공신화 만들었다 《 산업의 융복합화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경쟁자를 물리친다고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특히 애플의 앱스토어처럼 산업 생태계의 중심에서 여러 참가자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하나의 장(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 훨씬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88호(9월 1일자)에 플랫폼 전략의 성공 요인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 융합시대의 새로운 경쟁 구도

최근 경영 환경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은 융합 현상이다.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과거 경쟁자와 협력자라는 단순한 이분법이 통하지 않고 있다. 경쟁자가 협력자가 되기도 하고, 과거 협력관계에 있던 기업이 한순간에 적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이런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플랫폼을 장악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 많은 기술·부품·개발자들을 끌어들여 이들이 마음껏 활동하게 하면 사실상 글로벌 표준을 장악해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사례가 대표적이다. 경쟁사들은 하나의 제품을 고수할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제품이 서로 잘 작동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패키지 전략을 사용했다. MS오피스를 잘 살펴보면 파워포인트는 포소트사의 프레젠터를 발전시켜 만들었으며 엑셀은 비지칼크사와 로터스가 만들어 놓은 것을 개선한 것이다. 워드는 제록스사에서 브라보를 개발한 찰스 시모니를 고용해 만들었다.

반면 과거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그의 천재성을 발휘해 최초의 대량 판매용 PC인 애플Ⅱ, 탁월한 사용성을 지닌 매킨토시, 그리고 지금의 노트북을 가능하게 했던 파워북 등 개별적으로는 우수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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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고생 끝에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플랫폼 전략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아이팟과 아이튠스, 맥과 아이터치, 아이폰과 앱스토어, 아이패드 등 애플의 기기들 및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연계하는 플랫폼 전략을 구사했다. 결국 애플은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 플랫폼 전략의 성공조건

플랫폼 전략이 성공하려면 호환성(compatibility), 보완성(complem-entarity), 연결성(connectivity), 상업성(commerciality) 등 이른바 ‘4C’를 갖춰야 한다.

호환성이란 플랫폼과 모듈, 또 모듈과 모듈 간 서로 충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애플의 오피스 프로그램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S오피스와 호환되지 않았고 결국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다.

보완성은 모듈과 모듈, 모듈과 플랫폼 간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강점을 더 살려주는 역할을 의미한다. 아이팟에 아이튠스라는 음악 콘텐츠 제공 소프트웨어가 출시되면서 아이팟 이용자가 급증했다. 이는 아이팟과 아이튠스가 보완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연결성은 개발자와 협력업체, 그리고 광고업체가 서로 연결해 집단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앱스토어에는 수많은 앱 개발자와 광고업체 등이 참여하면서 금융, 쇼핑, 음악, 교육 등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이는 앱스토어가 연결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상업성은 소비자와 교류하면서 피드백을 받고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관계를 일컫는다. 아이튠스는 다른 사용자의 평가를 볼 수 있게 했으며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음악도 추천해줘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4C를 모두 충족시키면 해당 플랫폼 전략은 자동적으로 비용우위, 차별화, 편리성의 3대 소비자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요인 중 어느 하나라도 심각하게 부족하면 플랫폼 전략은 실패로 돌아간다.

○ 플랫폼 전략의 확장

지금까지 설명한 플랫폼 전략의 성공 조건은 모든 산업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만들 때도 엔진 부품 간의 호환성이 있어야 다양한 차량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또 다른 부품과의 보완성이 높아야 플랫폼의 경쟁력이 향상된다.

최근에는 자동차의 친환경성 및 지능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여러 분야의 기술 및 기업 내 다양한 부서와의 연결성은 물론이고 부품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 모든 산업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능동적으로 반영해 충분한 상업성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cmoon@snu.ac.kr  
정리=송기혁 기자 kh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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