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장규수박사의 ‘스타시스템’]⑫ 스타의 가치와 잘못된 비즈니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6일 1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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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시장 가치는 어떻게 발생하나?
●스타와 대중을 기만하는 악덕업자들이 문제

스타는 인기가 높은 소수의 연예인들이다.

스타의 가치란 바로 희소성에서 나온다. 스타의 말 한마디와 일거수일투족은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마련이고, 주위에는 스타의 인기를 이용하여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 또한 세상사의 이치다.

스타를 이용한 비즈니스, 즉 스타비즈니스는 비단 연예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방송, 신문, 잡지 같은 언론매체와 광고, 홍보, 이벤트 등의 마케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심지어 정치, 선거에도 활용되고, 최근 한류를 통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속히 늘기도 한다. 모두가 스타파워의 한 단면이다.

과연 스타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약천사에서 열린 故 박용하 1주기 추모식 모습. 스타란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회적인 희귀재다. 동아일보 DB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약천사에서 열린 故 박용하 1주기 추모식 모습. 스타란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회적인 희귀재다. 동아일보 DB

■ 우리가 알지 못하는 스타의 가치는?

프랑스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은 "스타는 자본주의사회의 완벽한 상품이다"라고 주장한다. 스타의 인기와 희소성은 대중의 관심을 끄는데 이용되며, 상품과 서비스의 판매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의 이미지는 한 번 구축되면 일정기간 스타의 가치(value)가 부여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다시 말해 '사회적 보상'(social compensation)이 따른다는 의미다.

미디어에 노출되어 구축되는 이러한 스타의 이미지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스타 본연의 이미지 또는 가공된 이미지로 표출된다. 또한 스타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환경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실제로 연예인 지망생은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서 항상 공급과잉의 환경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스타의 가치는 연예인 스스로가 구축하기 힘들고 미디어 제작자나 연예매니지먼트 전문가들의 도움에 의해 개별적인 이미지로 구축되어 경제적인 가치까지 높아지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결국 스타의 가치는 희소성(scarcity)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최근 한류와 더불어 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스타의 수가 예전에 비해 증가하였지만 그 희소성은 아직 높다. 그리고 스타에 대한 소구력이 임의적이고 가변적 그리고 편향적이기 때문에 스타의 수는 거의 고정되어 있다.

이러한 스타의 희소성은 문화콘텐츠의 흥행성공이 시장규모에 비례하면서 낮은 비율로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스타의 가치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반면에 스타의 가치, 즉 특정 연예인의 인기는 대부분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스타의 생명주기가 매우 짧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스타의 희소성과 짧은 생명력은 스타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현장에서는 출연료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스타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영화와 음반의 흥행 성적이 스타의 가치를 책정하기도 하고, 팬클럽의 수와 리서치의 결과로 판가름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는 특별한 사건으로 인해서 인기가 구축되고 가치가 부여되는 경우보다, 아주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과 전문가들의 협업에 의해서 탄생한다.

이렇게 구축된 스타의 인기와 이미지는 그들의 사진 한 장, 사인 한 장 그리고 출연은 생각보다 큰 대중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있다.

자살한 탤런트 고(故)장자연.
자살한 탤런트 고(故)장자연.

■ 그러나 단순 '돈벌이'에 동원되는 스타

6월30일 고 박용하 1주기 추모식이 진행됐다. 그런데 추모식에 참석한 일본인 1500여명이 관광 상품으로 모집되어 대형버스를 타고 단체로 방문한 것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는 방송사에서 제작되는 음악프로그램의 리허설 때, 여행사를 통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불러들였다가 문제가 된 적도 있다. 스타들은 수십만 원에 불과한 출연료를 받으며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출연하는데 방송사와 여행사는 그들의 인기를 내세워 돈벌이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스타는 경제적 가치를 가진 대중문화콘텐츠임이 분명한데도 아직 제대로 된 비즈니스시스템이 부족한 현실이다.

스타의 가치는 스타가 누리는 인기와 벌어들이는 부(富)로 평가된다. 할리우드와 같은 상업콘텐츠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스타가 제작과정뿐 아니라 유통과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스타는 관객동원과 투자유치의 수단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스타를 중심으로 흥행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상업영화의 제작시스템에서 유래된 스타시스템은 영화뿐 아니라, 방송, 음반, 공연 등 대중을 상대로 연예콘텐츠를 기획, 제작, 유통하는데 있어 상품화, 제품화되어 가고 있다.

이제 스타는 자본과 함께 연계되어 연예시장의 이익창출증대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자산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 코 묻은 돈까지 노리는 악덕업자들

오래전부터 일명 학원형 기획사들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근래 스타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많아지면서 연기, 노래, 춤 등을 가르치는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명 '길거리캐스팅'을 통하여 유인하는 명목상의 기획사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명동, 동대문, 강남역, 삼성역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캐스팅매니저'라는 자들에 의해서 유인되고, 이들이 학원에 등록하면 그 등록금의 일정액을 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학원형 기획사는 청소년들의 꿈에는 관심도 없다. 단지 그들의 호주머니를 채우는데 급급하다.

게다가 스타가 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며 수백만 원에 이르는 교육비를 갈취하여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나 아직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듯하다. 기업형으로 운영되는 학원형 기획사가 아직도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으니 말이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문화산업이나 연예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법으로 규정하고 일정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중개인들에 대하여 법률적으로 규정하고 자격증의 발급과 함께 정해진 수수료를 받고 전문적으로 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컨대 부동산공인중개사들이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허가를 받은 후에 매도인 또는 임대인과 매수인 또는 임차인을 중개하고 법으로 정해진 요율에 따라서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처럼 일하는 것이다.

수년 전에 시도했다가 재작년에 일명 '장자연사건'으로 다시 시도되었던 '연예매니지먼트사업법안'도 결국 이벤트로 끝나는 듯하다. 이제 우리도 연예산업에 전문적인 허가와 자격제도가 시급해지고 있다.

장규수 | 연예산업연구소 소장 gyus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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