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죽으면 끝나는 것… 영원히 못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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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환원 뒷얘기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서울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땅 등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지난해였다. 법적인 절차는 이미 지난해 가을에 마무리됐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5일 상도동 자택에서 YS를 만나 재산 환원 여부를 묻자 그동안의 준비과정을 얘기한 것이다.

YS 측 김기수 비서실장은 “지난해 생가 주변에선 거가대교 건설을 위한 측량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이참에 다 정리하고 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YS의 재산은 △거제 생가와 주변 땅, 임야 △상도동 사저 등이다. 교회와 마을 주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땅은 기부를 했다. 생가와 대통령 기록관 주변 땅은 거제시청에 넘겼다. 또 상도동 사저와 임야 등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에 헌납했다. 상도동 사저도 김영삼민주센터에 소유권을 넘기되 YS와 부인 손명순 여사가 살아있는 동안엔 계속 머물기로 했다.

YS의 결정에 대해 손 여사와 자녀들은 “‘재임 시절 금융실명제, 공직자재산등록을 실시하면서 재산의 투명한 공개를 강조해 온 정신을 살리자”면서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 YS의 차남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아버지가 어제오늘 생각하신 게 아니라 문민정부 첫해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때부터 결심하신 것”이라며 “가족과 상의됐고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고향인 경남 거제시민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주민들은 “YS 생가 복원과 기록관 건립에 시·도비가 들어갔지만 앞으로 추가 기념사업을 하더라도 명분이 생겼다”며 “지역 출신 원로로서 걸맞은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진보신당 소속 김해연 경남도의원은 “거제가 배출한 ‘큰어른’이 재산을 개인적으로 소유하기보다는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했다”며 “이런 문화가 확산되고 많은 정치인이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2009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일부 동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재산인 331억4200만 원을 재단에 출연해 청소년 장학과 복지사업에 쓰는 방식으로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인 2003년 1월 당시 아태재단과 재단 소유의 자료와 건물을 연세대에 기증했다. 연세대는 기부받은 건물과 DJ의 자료를 정리해 ‘김대중 대통령 기념 도서관’을 설립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거제=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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