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온 코스피 2000 시대]“남의 잔치”… 속끓는 개미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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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등 개인매수 상위종목… 올 투자수익률 되레 마이너스

코스피 2,000시대가 화려하게 열렸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20% 가까이 올랐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사들인 상위 5개 종목의 투자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개인투자자 비율이 90%가 넘는 코스닥시장의 수익률도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743개 종목 중 올해 들어 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낸 종목은 260개에 불과하다. 10개 종목 중 6개꼴로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외국인들이 장세를 이끌어가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같은 업종별 1등주를 주로 순매수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하이닉스, 삼성전기 같은 2등주를 많이 사들였다. 개인들이 올해 가장 많이 산 포스코는 무려 23% 급락했다. 그 결과 외국인들이 올해 순매수한 상위 5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0.21%로 코스피 상승률(19.40%)을 크게 웃돌았지만 개인 순매수 상위 5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30%에 그쳤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거래대금 기준으로 92.29%나 되는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들은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겨우 0.28% 오르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0%와 23%가량 수익을 올렸지만 개인은 마이너스 10%대의 수익률로 고전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며 “개인들도 이제는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도 분석하기 어려운 중소형주에 투자해 100%가 넘는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대형주일지라도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싼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의 자산구조상 주식 비중이 이미 높다면 주가지수가 2,000을 넘었다고 굳이 추가 투자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보유 주식이 전혀 없다면 지금이라도 시기를 나눠 꾸준히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을 통해 주식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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