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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뮤직/커버스토리] “아이유 위주로 갑시다!”

입력 2010-10-14 18:24업데이트 2010-10-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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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아이유(IU)'는 과연 여자솔로 대권을 이어받을까?
● '아시아의 테일러 스위프트'를 꿈꾸는 당찬 신세대 아이돌

걸그룹 홍수 속에서 홀로 빛나는 여성보컬
아이유의 매력은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놀라운 가창력과 성숙한 음색이다.(스포츠동아 양회성)
"여성 솔로가수의 대권 흐름만 살펴봐도 시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팝 칼럼니스트 임진모)

케이팝(K-pop)의 중심을 아이돌 그룹이 장악한 모양새다. 그러나 한국 가요계를 주도한 것은 전통적으로 솔로가수였다. 특히 여성 솔로는 그 시대의 '디바'이자 '여신'으로 불리며 대중문화계에서 각별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1980년대 전반기는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모범생 이미지의 이선희, 1980년대 후반기는 조금은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뽐냈던 김완선, 1990년대 초반기는 우아한 재즈풍의 이소라…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2000년을 전후해서는 가창력 혹은 섹시함을 전면에 내세운 엄정화 장나라 이수영 이효리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대를 장악해 왔다.

그러나 2010년 현재 여성 아이돌 그룹의 득세에 밀려 여성 솔로는 자취를 감췄다. 섹시한 매력으로 시장을 뒤흔들었던 이효리나 손담비의 위세도 예전 같지 않다. 최근의 '슈퍼스타K' 열풍의 배경에는 솔로가수의 부활을 바라는 팬들의 욕구가 깔려 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하이브리드형 여성 솔로가수의 등장으로 온라인에서는 "아이유 위주로 가자"란 유행어까지 등장했다(로엔엔터테인먼트)

■ "아이유 위주로 갑시다!"

침체된 여성 솔로계의 혜성으로 각광 받는 이는 놀랍게도 2008년 9월, 만 15세의 고등학생 신분으로 당차게 무대에 진출한 가수 '아이유(17·본명 이지은)다.

중학생 시절 JYP 등 여러 대형기획사 오디션에 15번이나 응시했지만 번번이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는 이 소녀는 어느새 대한민국 여성 솔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있잖아'를 히트시켰다면 올 여름에는 2AM의 임슬옹과 '잔소리'를 함께 불러 대박을 터뜨렸다. 최근에는 제대한 성시경과 함께 '그대네요'를 열창해 가요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게다가 각종 연예프로그램 섭외 1순위가 바로 '아이유'다.

그의 인기가 높아지자 "아이유 위주로 가자"라는 유행어까지 나왔다.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여러 게스트들의 틈바귀 속에서 대화를 나누던 도중 한 청취자가 MC에게 "아이유 위주로 갑시다"란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그 시초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아이유 목소리만 듣고 싶다'는 얘기다.

이것이 방송 전파를 타고 여러 예능 프로 방송 자막으로 활용되면서 온라인 유행어로까지 떠올랐다. 아이유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록과 발라드를 넘나드는 뛰어난 가창력과 소녀다운 귀여움에 여성미까지 갖춘 그녀는 오빠 삼촌팬은 물론 동년배 소녀 팬들의 마음까지 빼앗을 정도다. 평론가들은 "한 세대를 대표할만한 거물급 여성보컬이자 솔로가수"라는 평가를 내렸고, 음반기획자들은 "그녀가 '아시아의 테일러 스위프트'가 될 가능성까지 엿보인다"고 흥분하고 있다.

이제 고교 2학년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장세이지만 그렇다고 확실한 대세라고 불리기에는 2% 부족한 상황. 과연 아이유 신드롬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만15살이란 나이에 여성 솔로로 데뷔한 아이유(IU)는 불과 2년만에 대한민국 대표 '디바'에 가장 근접한 여가수로 평가받는다(스포츠동아 양회성 기자)

■① '가창력'+'어린 나이' 역발상의 승부

"일단 조금이라도 어려야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슈퍼스타 K에 지망한 140만 명의 지원자 가운데 최종심사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이었다"(문화평론가 조희제)

가수들의 데뷔 시기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10대 후반 아이돌 그룹 여가수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대를 장악한 시장에서 20대 후반의 솔로 여가수는 경쟁력을 상실한다. 그런데 솔로가수가 성공하려면 '가창력'과 '무대장악'을 위해 혹독한 훈련과정이 필수적이기에 데뷔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아이유를 발굴한 기획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 최갑원 프로듀서는 역발상을 했다. 10대 소녀의 데뷔 통로가 '아이돌 그룹'으로 획일화된 시장에서 '10대 여성솔로'를 들고 나와 진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연습생 기간도 1년으로 짧았고 독특하게 발라드를 들고 나올 정도로 엉뚱했다. 그런 새로움이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물론 아이유의 음악은 토이의 유희열이나 작곡가 김형석으로부터 "예쁜 음색과 탁월한 가창력"이라고 호평 받았지만 결코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10대 여성 솔로가 전무한 시장에서의 희귀성이 아이유의 성장과 발전을 촉진한 셈이다.

▶② 적극적으로 예능을 소화해내는 신세대

아이유는 데뷔 초반 어쿠스틱 기타를 들쳐 메고 각종 음악방송과 콘서트 게스트로 참가하며 가수이력을 쌓았다. 여성 솔로 가수라는 명확한 포지셔닝에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여성솔로들은 딜레마에 봉착한다. 가수로만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예능영역으로 보폭을 넓힐 것인가?

20세기와 달라진 한국의 가요 시장은 가수들에게 예능의 출연을 권하는 분위기다. 이효리를 비롯한 선배 여성 솔로들은 각종 주말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털털한 모습을 선보임으로써 무대위의 섹시미를 중화시키는 지능적인 전략을 써온 것.

아이유는 이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SBS의 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영웅호걸'에 출연해 깜찍하고 귀여운 여고생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MBC '세바퀴'와 태연의 '친한 친구'를 통해서 여고생 수다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예능을 통해 선보인 아이유의 장점은 여느 소녀그룹 멤버들과 달리 표현에 거침이 없으면서도 절도를 지킨다는 사실이다. 선배 섹시 가수들과 다른 점은 주로 통기타를 소지하고 노래할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나 맛깔난 발라드를 뽑아낸다는 점. '예능에 출연했지만 나의 본업은 가수'라는 점을 명확하게 환기시키는 명민함을 과시한 것이다.


▶③ 남성 솔로가수와 적극적인 파트너쉽

아이유를 대중 스타로 띄운 노래는 2AM과 함께 부른 '잔소리'다.

아이유는 데뷔 초기부터 남성 솔로와의 듀엣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는 전례 없던 방식이다. 여성 솔로는 언제나 혼자서 노래를 불러왔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유는 나윤권과 함께한 '첫사랑이지요' 유승호와는 '사랑을 믿어요' 등을 부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조금씩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그런데 이것이 하나의 유행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최근에는 성시경과 함께 '그대네요'란 듀엣을 소화하는 등 남성 솔로로부터 적극적인 듀엣 요청을 받고 있다.

그간 아이돌 댄스 그룹들이 득세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남녀 솔로들이 홀로 무대를 꾸리는 것으로는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어려웠다 그런 측면에서 10대 여성 솔로의 등장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탈출구가 됐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파트너쉽 형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④ 시대가 댄스 보다는 발라드 솔로를 원한다

댄스가수들이 득세한 이후 여성 발라드곡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이유의 선배인 '거미'나 이수영의 발라드도 이제는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이유는 댄스와 반복되는 기계음으로 획일화된 케이팝 시장의 빈 공간을 정확하게 읽어냈다. 또래의 10대 소녀그룹들이 발랄한 댄스곡을 무기로 삼은데 반해 아이유는 성인 취향의 정통 발라드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데뷔 초기 사실 애절한 정통 발라드를 16세 소녀가 부른다는 것 자체가 파격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발라드 시장은 텅 비어있었다.

최근 '슈퍼스타 K'의 장재인 열풍에서 엿볼 수 있듯이 시장은 언제나 '가창력 있는 여성 솔로'를 원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이유는 거기에 귀여움과 미모까지 갖춘 희귀한 아이돌이었던 셈이다.


▶⑤ 큐트와 섹시 그리고 통기타가 어울리는 '하이브리드 컨셉'

데뷔곡 '미야'는 무거운 발라드였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다시 깜찍하고 앙증 맞는 노래까지 들고 나왔다. 1993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조심스럽게 여성미를 뽐내고 있는 것. 이는 아이유의 팬들이 20~30대 삼촌팬로 대폭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

얼마 전 MBC 추석 특집 프로그램에서 아이유는 선배 손담비의 '퀸(Qeen)'를 절도 있게 리바이벌 해 "원곡보다 낫다"는 호평을 받았다. 초기 발라드에서 시작한 아이유의 보폭이 댄스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전조이자 앞으로 성인 취향 곡까지 적극적으로 소화하겠다는 꽤나 의미심장한 무대였던 셈이다.

아이유의 장점은 국내에 희귀한 '여성 솔로가수'라는 사실. 그런데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복고풍인 어쿠스틱 기타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신선한 대목이다. 이른바 "귀엽고 섹시하고 노래까지 잘 부르는" 하이브리드 괴물이 등장한 셈이다.

물론 탁월한 전략과 거침없는 그녀의 도전에는 그늘과 한계도 있다.

일부 팬들은 "아이유는 지금은 참 귀엽고 앙증맞아서 좋은데, 훗날 작은 키와 귀여운 이미지를 극복 못할 경우 반짝 스타로 그칠 가능성도 크다"고 걱정한다. 성년식을 제대로 치르지 않은 그녀를 놓고 대권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이미 테일러 스위트프라는 걸출한 10대 솔로가 성공한 사례를 들며 옹호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이제 관건은 댄스아이돌로 망가지거나 과도한 예능소비로 조로하지 않는 것이라는 재반박이다.

"아이(I)는 저를 뜻하고 유(U)는 노래를 들어주는 관객을 의미한다"는 귀엽고 깜직한 소녀가수의 도전은 과연 대한민국의 디바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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