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보수-진보 막판 세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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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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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지지선언 잇달아
“정치투쟁에 교육 무너져”
“불평등 교육엔 미래 없다”

보수후보 분열 책임론
“진보 어부지리” 위기감
200여단체 단일화 촉구


보수 “이원희 지지”  정원식 전 국무총리(앞)를 비롯한 보수인사들은 31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이원희후보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사진 제공 이원희 후보 사무실
보수 “이원희 지지” 정원식 전 국무총리(앞)를 비롯한 보수인사들은 31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이원희후보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사진 제공 이원희 후보 사무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한나라당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보수 진영인 이원희(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김영숙(전 덕성여중 교장)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지난주 결렬되고 두 후보가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자칫 보수성향의 표 분열로 진보진영 후보가 ‘어부지리(漁夫之利)’를 챙기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선거 초반에 김 후보 지원에 의견을 모았다. 각 당협위원회는 지원 인력까지 파견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후보의 지지율이 뜨지 않고 판세에서 이 후보에게 밀리자 한나라당은 이달 중순경 지지 후보를 이 후보로 바꿨다. 서울시당 차원에서는 1일 중 당원들에게 ‘이 후보가 사실상 보수 단일 후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두 후보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는 등 단일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지난주 여론조사 설문 항목에 견해차를 보여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김 후보가 ‘중도실용 후보로 누가 더 나은가’라는 문항으로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고 이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일각에선 김영숙 띄우기에 나선 청와대 정무라인과 당내 일부 의원들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막판까지 선거 결과를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현재 판세에서 이 후보가 진보진영 단일 후보인 곽노현 후보(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를 앞서고 있는 데다 이 후보가 1번을 뽑아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을 이틀 앞둔 31일 보수와 진보 진영의 후보 지지선언이 이어졌다.

진보 “곽노현 지지”  31일 종로구 적선동 한국건강연대 강당에서 종교계와 사회 원로들이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왼쪽에서 네 번째)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제공 곽노현 후보 사무실
진보 “곽노현 지지” 31일 종로구 적선동 한국건강연대 강당에서 종교계와 사회 원로들이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왼쪽에서 네 번째)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제공 곽노현 후보 사무실
보수 성향의 정원식 전 국무총리,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박영식 이상주 전 교육부 장관과 200여 단체 대표들은 이날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이 후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을 정치투쟁과 이념대결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교육감을 맡기면 교육이 무너진다”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 후보 단일화도 촉구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상열 숭실대 교수, 청화 스님,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적선동 한국건강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차별과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지금의 교육으로는 아이들의 미래가 없다”며 “평화와 인권,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교육적 가치를 실현할 곽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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