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지난달 출국해 美-日 돌며 北비판 강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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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장엽씨 최근 동향“김정은 그깟 녀석” 거침없는 발언 화제작년부터 사무실 내고 활동… 국정원-경찰 安家서 보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인 2008년 하반기 이후 ‘북한 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1997년 탈북한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엔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대외활동을 제약 당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그의 자유로운 해외여행과 강연 활동을 보장했다.

이후 황 전 비서는 비정부기구(NGO) 활동과 탈북자 교육 등을 통해 북한의 민주화를 주장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해 8월에는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동아일보를 방문해 기자들을 상대로 북한 민주화 방안에 대해 강연하고 인터넷 방송인 ‘동아뉴스스테이션’에 출연하기도 했다.

황 전 비서는 지난달 30일 출국해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고 8일 귀국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몇 차례 미국 방문을 시도했지만 여권을 발급받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고,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해인 2003년 10월 우여곡절 끝에 단수여권을 발급받아 관광비자로 한 차례 미국을 방문했다. 이번 미국 방문은 7년 만에 성사됐다.

황 전 비서는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강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 녀석 만난 일도 없고, 그깟 녀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이달 6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비공개 강연에서는 “북한의 군부도 사상교육이 돼 있어 반란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지난해에는 활동의 편의를 위해 기존에 머물던 안가(安家) 이외에 NGO 활동을 위한 새로운 사무실을 내는 등 공개적인 활동 범위를 넓혀 왔다.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은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황 전 비서에 대한 경호를 계속해 왔다. 현재도 황 전 비서는 안가에서 당국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황 전 비서는 탈북 이후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하는 저술 활동에 주력해 왔다. 그는 우선 자신이 체계화한 주체사상이 북한에서 수령절대주의 사상으로 왜곡됐다며 자신의 철학을 소개한 ‘인간중심 철학’을 펴냈다. 지난해에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를 발간했다. 그는 평소 “우리에게는 북한 독재집단과 그 추종자들의 사상적 뿌리라고 볼 수 있는 ‘계급주의적 마르크스주의’ 사상을 철학적 원리에 기초해 근본적으로 극복하고 올바른 민주주의 이념을 확고히 고수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역설해왔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동영상=황장엽, 사무실 열고 본격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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