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내일의 나는 “빛나는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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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세계 최고 비보이… 성룡같은 액션배우… 휘트니 휴스턴… 그들처럼

수만대 1 경쟁 오디션도
나날이 거듭되는 지옥 훈련도
★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3월 문 연 한림연예예술고
연예·뮤지컬·실용무용과 인기
올 3월 한림연예예술고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연기, 노래 연습, 연예기획사 오디션, 댄스 발표회 등을 통해 ‘스타’라는 꿈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연예예술고
올 3월 한림연예예술고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연기, 노래 연습, 연예기획사 오디션, 댄스 발표회 등을 통해 ‘스타’라는 꿈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연예예술고
《“오디션이 열리는 서울 장충체육관 인근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요.

줄이 끝도 없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날 오디션을 보기 위해 4만 명이 몰렸대요.

저도 줄 맨 뒤에 서서 6시간을 기다린 뒤 30초 동안 오디션을 봤어요.”(윤 양)

케이블채널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수퍼스타 K’의 서울지역 2차 예선이 있던 6월.

윤현승 양(15·한림연예예술고 뮤지컬과 1)도 현장에 있었다. 윤 양의 꿈은 가수.

어려서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노래를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올해는 한림연예예술고에 입학해 보컬실기, 무용실기, 뮤지컬사(史)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윤 양은 “딱 30초 노래 부르고 오디션은 끝났지만 가수가 될 기회일 수 있기에 힘들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10대들은 ‘스타’를 선망한다. 청소년이 꼽는 직업 순위에도 연예인은 늘 상위권이다. 일부 인기 연예인의 막대한 수입이 공개되면서 연예인의 인기는 더 치솟는다. 스타의 팬이 아니라 스스로 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학생이 많다.

이런 스타의 꿈을 ‘학교’의 틀 안으로 수용하려는 움직임도 최근 주목할만한 변화. 올 3월 문을 연 한림연예예술고는 연예예술분야의 특성화된 교육을 하는 고등학교로, 신입생 모집 첫해부터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예과, 뮤지컬과, 실용무용과 등 3개 학과를 운영하는 이 학교의 입학생들은 정규수업이 끝난 뒤 연극개론, 모델수업, 대본분석, 기초성악 같은 심화교육을 받는다.

라틴댄스 국가대표 박지우, ‘싸이언 비보이 챔피언십’ 2009년도 우승팀 멤버 김정원(이상 실용무용과), 뮤지컬 배우 박상엽(뮤지컬과) 등 현장에서 입증된 강사진은 이 학교의 최대 장점. 내년에는 실용음악과, 패션모델과, 영상제작과 등 3개 학과가 신설돼 유명 가요작곡가 안정훈, 윤일상 씨가 강사진에 합류할 계획이다. 16∼27일 진행되는 2010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를 앞둔 요즘엔 이 학교가 내세운 ‘실기 100% 전형’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문의가 밀려든다.

10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있는 한림연예예술고에서 ‘내일의 스타’를 꿈꾸는 학생들을 만났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비보이, 청룽(성룡)을 능가하는 액션배우, 한국의 휘트니 휴스턴(미국 가수)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 하루 24시간 춤만 춰도 즐거운 비보이

한림연예예술고 실용무용과 1학년 유승철 군(16)은 학교 비보잉팀 ‘한림 아트크루’의 리더다. 일반계 고등학교에 다니던 그는 춤을 워낙 좋아해 1학년 때 자퇴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올해 한림연예예술고에 입학했다.

중2 때 우연히 세계 비보이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팀의 공연을 보고 비보이의 매력에 빠지게 된 유 군. 그의 일상은 연습과 훈련의 반복이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도 놓치지 않고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은 최상위권 학생이 공부를 하는 모습과도 닮아있다.

유 군은 교과수업이 끝난 오후 6시부터 학교 연습실에서 김정원 강사의 수업을 듣는다. 기술을 배우기 전 근육을 풀기 위해 손으로 땅을 짚고 다리를 들어올리는 ‘윈드밀’ 자세로 연습실을 20바퀴 돈다. 잠시도 앉을 틈 없이 두 시간 수업을 하고 나면, 연습실이 문을 닫는 오후 9시 반까지 남아 연습을 계속한다. 귀가 후에도 연습은 계속된다. 대부분의 동작이 팔로 몸을 지탱하는 것이기에 팔과 등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 가수가 되기 위한 숨 막히는 순간, 오디션

연예기획사의 연습생(데뷔 전 노래 춤 등을 배우는 가수 지망생)으로 발탁되기 위한 오디션은 스타 지망생이 겪어야하는 필수코스다. 자신의 소질을 전문가들로부터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 뽑히기만 하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엔 이런 연습생 선발 오디션도 대기자가 많아서 기다려야 하는 실정. 한림연예예술고는 학교 차원에서 기획사와 연계해 자체 오디션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이 학교 뮤지컬과 1학년 조재영 군(16)은 최근 여성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소속사인 내가네트워크의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앞으로 기획사의 지원을 받아 보컬, 댄스 등을 배운다.

“오디션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얼음’이 돼요.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는 다시 떨리는 걸 잊죠.”

노래는 늘 클라이맥스 직전에 끝난다. 연습생 지망자들은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순간이 오기 전에 오디션이 끝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 예비스타는 성장 중

스타는 타고난 외모나 열정만으론 만들어지지 않는다. 요즘은 외모, 재능에다 지성까지 겸비한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엄친딸(엄마 친구 딸)’이 대세. 스타 지망생들도 연기, 춤, 노래 등 분야별 연습과 함께 교과 공부, 외국어 공부도 열심이다.

세계적인 액션스타를 꿈꾸는 박시형 군(16·한림연예예술고 연예과 1)은 영어공부를 위해 중학교 과정을 외국에서 마쳤다.

“전 언젠가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저만의 경쟁력을 ‘영어’로 삼았거든요.”(박 군)

박 군은 ‘얼굴만 잘생긴 예비 배우’란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연기연습에 한창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연기할 때의 쑥스러움과 어색함을 극복하기 위해 버스 안에서 대본을 소리 내서 읽기도 한다. 부정확한 발음을 교정하기 위해 와인 코르크 마개를 입에 물고 소리 내어 책을 읽는다.

“학교에서 진행한 오디션을 통해서 한 신인가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어요. 촬영이 1학기 기말고사 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24시간 촬영을 마치고 과학, 음악 시험을 봤어요. 공부와 연기를 병행하기 힘들지만 최선을 다할 거예요.”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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