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 “이란 추가 제재” 경고

  • 입력 2009년 9월 25일 02시 51분


러 ‘美MD 철회’에 화답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23일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자국 핵문제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제안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추가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 역시 “대(對)이란 제재가 생산적이지 않지만, 때로는 제재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며 제재에 반대해 온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러시아 관리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충분한 증거가 있으면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에 동참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이날 AFP통신에 밝혔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동유럽 MD 계획 철회에 대한 보상으로 러시아가 오랫동안 거부해왔던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에 찬성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BBC방송도 “미-러 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동유럽 MD와 이란 추가 제재 문제를 미-러가 서로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란과의 핵협상 시한을 12월로 설정해야 한다”며 “이란이 만약 자국의 핵개발에 대해 국제사회가 수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믿는다면 ‘비극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중국의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늘 특정국가에 대한 경제적 제재와 압력이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믿는다”며 “현재로선 외교적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독일 등 주요 6개국은 다음 달 1일 제네바에서 이란과 핵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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