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000원 섰다’는 도박… ‘100원 고스톱’은 오락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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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도박 혐의 두 사건에 엇갈린 판결

“한 판에 1000원씩 걸고 하는 ‘섰다’는 도박이지만, 1점에 100원짜리 고스톱은 도박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이 최근 도박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내린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섰다’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 씨 등 4명에게 각각 벌금 15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같은 동네 주민인 이들은 지난해 9월 정 씨가 운영하는 카센터에서 1시간여 동안 1판에 1000원씩 내고 ‘섰다’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섰다’는 짧은 시간에 많은 판돈이 오갈 수 있고 압수된 판돈이 75만2000원으로 적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일시 오락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대법원 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1점에 100원짜리 고스톱을 친 혐의로 기소된 강모 씨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다방에서 40분가량 고스톱을 쳤고, 당시 압수된 판돈은 2만2900원이었다. 이에 원심 재판부는 “친분이 있는 사람끼리 술값을 마련하려고 고스톱을 쳤으며 친 시간이 짧은 점, 내기 규모가 1점에 100원이고 판돈의 전체 규모도 작은 점에 비춰 강 씨 등이 고스톱을 친 것은 ‘일시 오락’”이라고 판단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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