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마음의 소용돌이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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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 마지막 수인 흑 ○로 ‘가’에 두지 않은 건 실착이었다. 백 84로 중앙 흑 말의 연결을 차단할 때 흑 85로 틀을 잡는 건 어쩔 수 없는데 백 86으로 들여다본 수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흑이 87로 뚫으려고 해도 백은 96까지 중앙을 꽁꽁 틀어막을 수 있다. 중앙 백 집이 예상보다 불어나자 이젠 실리도 흑이 많다고 할 수 없다. 두꺼움도 백이 약간 낫다. 후배의 무서운 추격에 강 3단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그 무게가 커질수록 초조해지고 단번에 이처럼 부담스러운 상황을 돌파하고 싶은 욕구가 솟는다.

승부사의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고 승부를 멀리 내다봐야 한다. 하지만 입단 3년차 강 3단은 아직 그에 이르지 못했다.

흑 101. ‘가’의 단점을 돌보지 않은 무리수였다. 이 대목에선 참고도처럼 흑 1로 중앙 흑 말을 보강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백 2로 중앙은 내줬지만 흑 3부터 끝내기를 하면 아직 미세한 형세였다. 흑 101을 본 김정현 초단은 횡재한 듯한 눈빛으로 다음 수를 내려놓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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