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재미교포 행세, 여성 64명 농락

  • 입력 2009년 9월 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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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만나주면 500만 원”… 돈 받은 사람은 없어

“명문대 영문과를 졸업한 재미교포입니다. 지금 잠시 한국에 나와 있는데 제 애인이 돼 주시는 여성께는 월 500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국내의 한 역할대행 사이트에 김모 씨(41·자영업)가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려놓은 것은 올해 1월이었다. 명문대를 나온 재미교포와 만나며 많은 돈까지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학생, 회사원 등 20대 여성 64명이 아무 의심 없이 김 씨와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1950년대 70여 명의 미혼 여성을 농락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판 카사노바’ 박인수(당시 26세) 사건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하지만 약속한 500만 원을 받은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김 씨는 최근까지 서울 시내 러브호텔 등에서 이들 여성과 성관계를 맺으며 여성들 몰래 노트북 컴퓨터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성행위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지난달 28일 김 씨를 검거한 서울 종암경찰서 관계자는 “실제로 국내 명문대 영문과를 졸업한 김 씨는 현재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떡집을 운영 중”이라며 “미국시민권을 가진 사업가로 자신을 소개하며 부드러운 매너와 매끄러운 영어 구사력으로 여성들의 환심을 샀다”고 밝혔다. 경찰은 31일 김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구속하고 동영상이 찍힌 64명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를 수사 중이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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