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호날두 공백 뼈아픈 번리전 충격패

  • 입력 2009년 8월 21일 09시 31분


‘원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초반에 부진하다’는 변명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패배였다.

20일(한국시간)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09-2010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5위를 차지 한 후, PO를 거쳐 33년 만에 EPL에 진출한 약체 번리에게 맨유는 0-1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맨유 퍼거슨 감독은 “승격 팀 중 선수를 꾸준히 보강한 버밍엄이 가장 위협적이고, 번리의 저력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이른 바, ‘승격팀 경계령’을 발동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남은 9개월 여정에도 이렇게 놀랄만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맨유의 패배를 사상 최고의 이변이라 평가했고, 다른 주요 언론들도 맨유의 패배를 주요 뉴스로 게재했다. 특히, 호날두의 공백으로 시작된 맨유 공격진의 붕괴와 무너진 밸런스를 지적하며 ‘맨유와 퍼거슨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맨유는 챔피언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쳐 긱스(평점 7)와 에브라(평점 8)를 제외하고 모두가 6점 이하의 낮은 평점을 받았다. 인디펜던트는 ‘경기 후 맨유에 돌아온 것은 비난뿐’이라며 전반 후반 에브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한 마이클 캐릭, 여전히 제 모습을 찾지 못한 마이클 오언, 불같은 성질을 감추지 못해 하마터면 레드카드까지 받을 뻔한 웨인 루니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특히, 오언은 두 번의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친 뒤 후반 초반 에브라에게 간단한 패스마저 연결하지 못해 오언 영입을 지지했던 맨유 관계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가디언은 ‘보통 페널티킥은 팀의 톱플레이어인 7번 선수가 넣는 것이 유래였지만(과거 호날두가 그랬듯) 이번에 오언은 그 기회마저 놓침으로서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이라 혹평했다.

잔뜩 기대를 모았던 박지성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버밍엄 시티와 개막전에 결장했던 박지성은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맞기도 했지만 상대 골리 젠슨에게 막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팀 내 두 번째로 낮은 평점 5점을 받았다. 현지 언론들도 ‘실수가 잦았다’는 실망스런 촌평으로 박지성의 플레이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편 배짱과 열정으로 기적을 만들어낸 번리는 68년 이후 맨유를 처음 꺾으면서 꿈같은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데일리 메일은 ‘번리는 지금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하늘은 폭죽, 거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로 가득 차 있다’고 보도했다.

맨체스터|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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