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구나]Q:흡연-음주 관련 죄악세란?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5분


9일자 A2면 ‘흡연-음주 사회적 비용 年 24조 원’ 기사에 보면 ‘죄악세’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죄악세라는 이름은 언제 어떻게 유래된 것인가요.(서울 관악구 신림동 독자 이승엽 씨)

A: 타인에 악영향 끼치는 품목에 붙이는 세금

죄악세는 영어 ‘Sin Tax’를 한국어로 번역한 단어입니다. 술 담배 도박 등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소비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붙이는 세금이죠.

술은 사회의 의료비용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음주운전 등 사고를 일으킵니다. 담배는 간접흡연으로 주변 사람에게 악영향을 주고 화재를 일으킵니다. 이처럼 특정 경제주체의 행동이 다른 경제주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외부불경제(外部不經濟) 품목이라고 부르고 여기에 붙이는 세금을 ‘죄악세’라고 합니다. ‘Sin Tax’를 누가 죄악세라고 처음 번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학계에서도 관례적으로 사용합니다.

영어로 ‘Sin’은 ‘도덕적인 죄’나 종교적인 의미의 ‘원죄(原罪)’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를 의미하는 ‘Crime’과는 의미가 다른 만큼 정부가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것 아니냐며 흥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 4월부터 담배 한 갑에 세금을 0.394달러에서 1.01달러로 올리는 등 세계 각국은 국민 건강 증진과 세수 증대를 위해 죄악세를 올리는 추세입니다.

다만 죄악세라는 번역이 지나치게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자 한국조세연구원을 중심으로 보다 가치중립적인 단어를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장원재 경제부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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