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 탈 쓰고 反민주 부추긴 DJ의 정권타도 선동

  • 입력 2009년 6월 13일 02시 59분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그제 6·15 남북 정상회담 9주년 자축 행사에서 현 상황을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모두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폭동이라도 부채질하려는 속셈인가. 또 그는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놓은 6·15와 10·4(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반드시 지켜야 남북문제가 풀린다”며 “북한이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한 것을 알고 있다”고 북의 대변인처럼 말했다.

DJ는 민주선거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멋대로 독재자라고 규정하면서 국민이 들고 일어서야 한다고 선동함으로써 스스로 민주의 가면을 쓴 반민주주의자임을 보여줬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을 보전하기 위해 도청과 인권유린이라도 했단 말인가. DJ 집권 시절 국가정보원장 2명은 불법 도청사건으로 노무현 정부 때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런 국가범죄야말로 반민주다.

DJ는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전직 대통령 예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전직 대통령 비리는 수사하지 않는 게 민주주의인가. 그의 아들 3명은 모두 권력형 비리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대통령과 그 가족 비리에 대해 DJ가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남북관계 경색에 대해 DJ는 이명박 정부와 미국 탓이라고 했지만 한눈으로 사물을 보는 편견이다. 북은 6·15 선언의 핵심인 김정일 서울 답방을 이행하지 않았고, 6자회담 합의를 어기면서 핵을 개발했다. DJ는 북이 1994년 핵을 포기했다고 했는데, 이야말로 북에 대한 무지(無知)의 극치 아닌가. 돌이켜보면 좌파정권은 10년 동안 북이 핵을 개발하도록 시간을 주고 돈을 대줬다. DJ는 금강산 관광을 현 정부가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고 비난하는데, 북이 무고한 우리 관광객을 사살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은 사실은 왜 외면하나.

‘남북관계를 지키는 일에 모두 들고 일어나서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고 한 발언도 문제다.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없는 나라로 만든 것은 북의 김정일 집단이다. ‘행동하는 양심’이 진짜로 들고 일어나야 할 대상도 바로 북한정권이다. DJ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하면서 북을 비호한 것은 자기모순의 극치다.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이 3대째 권력세습을 하려는 것이 북의 비(非)정상적 대외전략의 근인(根因)이다. 그럼에도 DJ가 이에 대해 침묵하니 스스로 악의 편임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실패한 좌파정권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답습하라고 이명박 정권에 강요하며, 국민이 만들어 낸 현 정권을 공격하는 일에 모두 일어서라고 민중을 선동하는 것은 민주화 역사를 역류하는 죄짓기임을 DJ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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