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밤비노 저주’ 풀린 뒤 맥 못추는 양키스

  • 입력 2009년 4월 28일 07시 58분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세계가 인정하는 라이벌이다. 팬들의 극성에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올해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를 입고 26일(한국시간) 라이벌전에 처음 등판해 혼쭐이 난 AJ 버넷은 “야구하면서 여지껏 이런 분위기를 느껴 본 적이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버넷은 초반 6점차를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붙었다하면 평균 4시간이 넘게 소요되는 지구전이다.

27일 3연전 마지막 경기는 그나마 스코어를 5점밖에 주고받지 않아 3시간9분으로 끝났다. 양키스는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주말 3연전에서 참패를 당했다. 한마디로 망신살이 뻗친 패배였다.

첫날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는 9회말 4-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세이브를 허용해 결국 4-5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다. 리베라는 통산 61블론세이브를 허용했는데 레드삭스에게 최다 12차례를 당했다.

둘째날 양키스는 4회초 벌려놓은 6-0의 리드를 허무하게 날리며 11-16으로 완패했다. AJ 버넷-조시 베켓의 선발 맞대결이어서 투수전이 예상됐는데 난타전 끝에 홈팀이 승리했다. 이날 폭스TV의 팀 맥카버 해설자는 “쿠어스필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듯이 양키스-레드삭스전도 누가 나오든 정규시즌이든, 플레이오프든 관계없이 게임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해설했다.

양키스의 망신은 피날레전에서도 이어졌다. 좌완 앤디 페티트와 포수 호르헤 포사다 배터리는 레드삭스 3루주자 제이코비 엘스버리에게 홈스틸을 허용해 안방이 뚫리는 망신을 샀다.

사실 역대 두팀의 라이벌전에서는 양키스가 절대 우세했다. 그러나 2004년 레드삭스가 ‘밤비노 저주’를 허문 뒤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2004년부터 두팀의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포함한 팀간 전적에서 레드삭스가 52승51패로 한발 앞섰다. 레드삭스가 2004년, 2007년 2차례 월드시리즈에 정상을 밟은 반면 양키스는 2000년이 마지막 우승이었다.

양키스는 이번 3연전에서 불펜의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당장 선발 자바 챔벌레인의 불펜 이동설이 나오고 있다. 오프시즌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어 투수 CC 사바시아와 AJ 버넷, 1루수 마크 테셰라를 영입한 양키스는 19일에는 클리블랜드에 무려 22점을 내준데다 이번 라이벌전 3연패로 이래저래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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