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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의 美 여기자 억류, 정치적 흥정거리 아니다

입력 2009-03-20 03:00업데이트 2009-09-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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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 접경지대인 두만강 인근에서 취재 중이던 미국 국적의 방송사 여기자 2명이 17일 북한 군인들에게 붙잡혀 현재 억류돼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시사물 케이블방송인 커런트TV 소속으로 한 명은 중국계, 다른 한 명은 한국계라고 보도했다. 두 여기자는 중-북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실태를 취재하던 중이었다. 키 리졸브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북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으로 남북, 북-미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의 미국인 여기자 억류로 사태가 더욱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일부 소식통은 이들이 북측 지역을 촬영하다가 북한 군인의 제지를 받았으나 응하지 않자 북한 군인들이 국경을 넘어 중국 땅으로 들어와 체포해갔다고 전한다. 지금 같은 갈수기(渴水期) 때면 두만강의 북-중 경계가 불분명해 이들이 실수로 북한 땅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붙잡혔을 가능성도 있다. 진상이 어떤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약 북한군이 무단 월경해 이들을 납치한 게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한 행위로 북-중 간에 심각한 외교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북은 1996년 압록강을 건너 밀입북한 한국계 미국인을 간첩으로 규정해 억류했다가 미 대통령특사의 방북 협상으로 3개월 만에 석방한 적이 있다. 지금 핵과 미사일 문제로 북-미 관계가 미묘한 시기인 만큼 북은 이번 여기자 억류사건도 정치적 흥정거리로 이용하려 들지 모르겠다. 그러나 인도적 차원의 사안과 군사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18일 밤 민감한 군사지역인 중부전선 최전방 철책까지 접근한 일본인 남성을 체포했으나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하고 다음 날 일본에 신병을 인계했다. 참고하기 바란다.

미국은 사건 발생 직후 북-미 뉴욕채널을 통해 여기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으나 북은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 북은 억류 경위부터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경위가 어떠하든 이들의 신원이 밝혀진 이상 아무 조건 없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풀어주는 것이 옳다. 취재 기자들을 억류하는 나라는 스스로 감춰야 할 게 많은 독재국가라고 세계만방에 선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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