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먹지 보여주며 “특수처리된 유로화…”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약품값 명목 6억 챙기려 한 우간다인 구속

일반 먹지를 특수 처리된 유로화라고 속인 뒤 일명 ‘블랙머니’ 제작비 명목으로 수억 원을 받아 챙기려 한 아프리카인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우간다인 롤렌 씨(35)와 카메룬인 프랭크 씨(43)는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예식장에서 무역업자 김모 씨(58)를 만나 먹지를 보여주면서 “이 종이는 유로화를 특수처리한 것으로 약품에 닿으면 다시 유로화로 변한다”며 접근했다. 롤렌 씨 등은 또 “이 돈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우간다 민주화 운동을 돕기 위해 지원한 자금 중 일부로 5000만 유로(약 900억 원)인데 몰래 한국으로 들여왔다”며 “약품 값 6억여 원을 대주면 50%인 2500만 유로를 주겠다”고 김 씨를 꾀었다.

이들은 김 씨를 은밀한 장소로 불러내 지폐 크기의 검은색 종이가 가득 담긴 여행가방 4개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검은색 종이가 워낙 조악한 데다 요구하는 액수가 많은 점을 수상하게 여긴 김 씨는 이들이 국제사기범이라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을 붙잡은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롤렌 씨를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프랭크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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