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 갑작스러운 종말

  • 입력 2009년 3월 3일 02시 57분


○ 김성룡 9단 ● 목진석 9단

도전자 결정전 3번기 2국 7보(85∼93) 덤 6집반 각 3시간

바둑판 위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목진석 9단의 눈매는 차가워지고 있다.

흑이 ‘가’로 양단수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흑 85로 이은 것은 침착한 후퇴다. 시원한 빵때림보다 흑 ○의 안전한 연결이 승리의 지름길로 여겼기 때문이다.

백은 어떻게든 흑 ○를 차단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백 90처럼 극한 행마까지 등장했다. 흑 ○를 잡지 않으면 지기 때문에 필사의 승부수를 던진 것. 내가 상처를 입더라도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수다. 하지만 흑이 한 발만 삐끗해주면 좋으련만 목 9단은 얄밉게도 흑 91로 슬쩍 비킨다.

김성룡 9단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순식간에 바둑이 회복 불능의 상태로 빠졌다. 앞서가도 시원찮은데 절박한 승부수마저 목 9단의 단단한 방패에 막혔다.

흑 93을 본 김 9단은 바둑판을 잠시 외면하더니 ‘졌어’라고 돌을 내려놓는다. 더 둔다면 참고도처럼 진행되는데 흑 14까지 압도적으로 흑이 우세하다. 김 9단의 운은 여기까지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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