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돈 안보내면 불륜 폭로” 무작위로 문자 2000통

  • 입력 2009년 2월 21일 02시 59분


사장 등 8명 1500만원 입금

대출업체에 다니면서 빼낸 13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불륜을 폭로하겠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보낸 뒤 돈을 뜯어낸 20대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돈을 보내주지 않으면 불륜행위 장면이 담긴 사진을 가족과 직장에 공개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8명에게서 15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조모(25), 이모(24) 씨를 20일 공갈 혐의로 구속했다.

조 씨 등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올해 2월 17일까지 2000여 명에게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공무원, 은행원, 기업체 사장 등에게서 돈을 뜯어낸 혐의다.

이들은 연락이 오거나 불륜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에게는 ‘당신의 이름과 주소, 가족관계를 다 알고 있으니 합의를 보든지, 아니면 조심해야 할 것’, ‘가족 등 지인에게 알리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다시 협박했다.

이들은 2007년 1∼8월 서울의 모 인터넷 사채대출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회사에서 영업 목적으로 13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건네받았으며, 그해 8월 회사가 부도로 문을 닫게 되자 개인정보를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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